새해를 열며

2015.01.03 10:42

차신재 조회 수:12

새해를 열며
                      차신재
새해 첫날 아침
또 다시
365장의 백지를 받습니다
한 장도 빠짐없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채우라 하십니다

올 겨울엔
가장 밝고 따뜻한 햇볕이 되어야지
매일 아침을 환한 설레임으로 열며
기쁘게 하루를 살아야지
삶의 가시에 찔려 신음하는 영혼 만나면
그 가시 빼어주며 따뜻이 쓰다듬어 주어야지
살다가 문득 쓸쓸해져도 남의 탓 하지 말고
보람과 감사로 후회 없는 하루를 마무리 해야지
그리고 봄을 맞아야지

올 봄엔
가장 예쁜 꽃으로 피어야지
아름다운 생각 향기로운 말만 하면서
외로운 사람들의 착한 길동무가 되어야지
내 욕심과 이기심 때문에
죄 없는 꽃가지를 상처내지 말아야지
언제나 따뜻한 목숨으로 깨어있어
가난한 사람에게 인색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여름을 맞아야지

올 여름엔
가장 시원한 바람이 되어야지
세상살이 뜨거워 타들어가는 가슴에
맑은 노래로 찾아가야지
미움과 불평의 가시가 고개를 들 때에는
사랑과 감사로 태워버리고
시원하고 기분 좋은 몸짓으로
남들이 싫어하는 일은 내가 먼저 해야지
그리고 가을을 맞아야지

올 가을엔
가장 탐스럽게 잘 익은 열매가 되어야지
세월의 무게에 꿈이 휘어질 때면
가느다란 줄기 위에서
뜨거운 시간을 견딘 그 단단한 자부심
소쿠리에 가득 담아 보아야지
바람 속에 휘청거리는 꿈 다시 일으켜        
365장의 백지들 알뜰히 채워야지
그렇게 후회 없는 일년을 보내야지

새해 첫날의 태양이 눈부십니다
하나님께 바치는 한 해의 첫 시간
엎드린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너는 할 수 있다”
빙그레 웃으시는 나의 하나님
올해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습니
                            - 2015년 신년시 <한미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