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문학캠프>를 마치고

2006.09.13 07:52

미문이 조회 수:531 추천:18

참가자 120여 명 호텔방 부족 진풍경 지난 8월 26일과 27일, 양일간에 걸쳐 '팜 스프링스' 소재 미라클 호텔에서 본 협회 주최로 <여름 문학캠프>가 열렸다. 갑작스런 더위로 밖의 기온은 화씨 100도를 오르내렸지만 호텔 세미나 룸은 쾌적하고 편안했다. 26일(토), 오후 2시에 캠프 장소인 호텔에 도착한 선발대는 미주문협 입간판을 밖에 내걸고 입구에 안내 표지를 붙이며, 뒤풀이 장소인 빌라를 점검했다. 정확히 오후 4시부터 참석자들이 카풀로 온 듯 삼삼오오 들어오기 시작했다. 저녁 식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후 5시 무렵에는 예상을 훨씬 웃도는 100여명의 참석자들로 인해 방이 모자라는 진풍경이 벌어졌으며, 호텔 측에서도 여분의 방이 없다며 당황해 했다. 할 수 없이 임시 베드를 각 방에 넣으니 4인 1실의 방이 5인 1실이 된 곳이 많아 참석자들에게 죄송했으나 모두들 이해해 줘서 고마웠다. 오후 6시에 '소 세미나실'에서 호텔디너인 비프 스테이크에 미리 준비해 온 김치를 첨가하여 저녁식사를 끝내고 '미라지 볼 룸'인 세미나실에 모여 오랜만에 만난 문우들과 정담을 나누며 강연을 기다렸다. 오후 7시 약간 지나 본 협회 송상옥 회장의 인사말씀과 김영교 부회장의 초청강사의 약력 소개가 있은 후,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강사로 나온 마종기 시인은 이곳 대표적인 일간지인 미주 한국일보와 미주 중앙일보에서 오랫동안 문예공모 시 부문 심사위원을 지내, 미주에 사는 우리들에겐 너무나 친숙한 시인이다. 현대시 작법에 대한 한 견해(A Perspective on Contemporary Poetry Writing)라는 주제로 지난 4, 50년 이상 시를 써 오면서 읽고 배우고 경험해 온 시작법에 대한 시인의 의견을 전제로 어떤 문학 개론 책이나 , 시 창작 법에 대한 책, 인터넷에서 발췌하거나 떠온 것은 한 줄도 없다며 허심 탄회하게 강의를 시작했다. 40여 년 전에 미국에 와 의사로 있으면서도 한 달에 시 1편을 쓰자고 스스로 다짐하여 줄곧 지켜오게 되었다고 한다. 시 한편 한편이 마지막 시가 된다는 생각으로 써 왔다는 마 시인은 산의 정상에 오르는 길과 방법이 수없이 많듯, 시를 쓰는 방법과 훈련 역시 여러 가지가 있어 제목에서 밝혔듯 이 유일한 방법이 아닌 '한 가지 방법'이라 하고, 이런 길도 있다, 이런 길이 혹 어느 분의 시 쓰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의도로 보아 주길 당부했다. 그리고 마 시인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의 한 부분 을 인용하며 '정말 시를 쓰지 않고는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라는 서늘한 질문을 던졌다. 두 번째 강사로 나온 황충상 소설가는 본국에서 계간 문예지인 '문학나무'의 공동 발행인이며 유명한 소설가이고, 사이버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강의하는 교수이기도 하다. 또한 미주문학의 소설 계간 평을 맡고 있어 이곳 소설가들에게는 친숙한 분이기도 하다. 먼저 강의의 화두는 '소설은 이야기다'로 시작되었다. '소설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논픽션)가 아니라 허구(픽션)의 이야기라야 한다. 소설이 뭐냐고 묻는다면 마음 그리는 이야기라고 답할 수 있다. 마음을 문자라는 도구를 이용해 형체 없는 것을 구체적인 형체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시작한 그는 "궁극적으로 소설 창작의 길은 도(道)의 길이나 진배없다. 그래서 창작의 길은 피를 말린. 작가의 피를 말리지 않고는 생성되지 않는 소설, 그 까닭을 조망하기 위하여 논픽션을 가지고 픽션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 이에 소설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논픽션)가 아니라 허구(픽션)의 이야기라야 한다는 말을 참고해야 한다." 고 했다. 소설 방법론이에 대해서는 "작가 마음 관리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때로 진실한 이야기를 갖고 으면서도 소설을 쓰는 방법이나 작가가 천착해있는 이론에 오염되어서 그 이야기가 갖고 있는 진실성을 상실할 때가 있다. 그래서 작가 자신만이 지닐 수 있는 '고유한 주제성'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부단한 수련을 통해 문장을 갈고 닦아 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소설은 이야기인데 정말 독창적인, 신께서도 감복할 수 있는 독특한 창조물이어야 한다. 부단한 숙련을 통해 작가가 경험했거나 만난 이야기(논픽션)를 허구(픽션)화 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문학의 신은 오로지 숙련을 통해서만 창작 속에 임하게 된다. 신께서 감복할 수 있는 그 이야기야말로 진짜 소설이 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문학캠프-- 뒷풀이 문학정담 새벽까지 이어져 밤늦은 시각까지 문학에 대한 열기로 이어진 수필 강연에는 '수필은 사람이다'라는 주제로 시작되었다. '수필을 쓸 때 선과 악이 공존하는 생을 직시하며 마음이 가는 대로 정직한 사람을 그려내기만 하면 됩니다. 가장 순도 높은 수필은 그렇게 쓰인다는 것이 정설이 되었습니다.'라고 서두를 꺼낸 후,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의 수필을 인용하며 정의를 내렸다. 그는 우리 세상에서 삶이, 그리고 활동이 존재함을 믿게 하는 드문 마술사 중의 하나이다.'라고 시작되는 '르 클레지오 '의 수필은 순도 높은 전문적인 수필로서(중수필) 신변잡기(경수필)가 대부분인 미주 문단의 수필가들에게는 경종이 될 만 했다. 끝으로 황충상 소설가는 미주의 문인들에게 앞으로도 '문학나무'의 지면을 할애할 예정이니 보다 좋은 작품으로 미주 문인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모국어로 문학을 하는 작가들이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강사의 강연 내용은 전문 '미주문학' 가을호에 수록). 문학 강연이 전부 끝난 후에는 타주에서 한 걸음에 달려 온 회원들과 독자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졸린 기색 없이 뒤풀이 장소 인 호텔 후문 쪽 빌라로 모여 들었으며 그곳에서는 이미 젊은 문인들이 바비큐와 과일, 음식 및 음료수 등을 잔뜩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뒤늦게 밤길 드라이 브로 달려 온 회원들도 합류하여 참가인원은 120여명에 달했으며, 아늑한 빌라 거실과 식당, 잔디밭에는 마치 칵테일파티를 하듯 많은 회원들이 음료수와 캔맥주 등을 손에 들고 서로 정담을 나누며 흥겨워했다. 그날 밤, 하늘에는 별들이 떠 있었는가? 문우들의 얼굴이 모두 별빛보다 더 찬란히 빛났으므로 우리 모두는 잠시 한여름 밤의 총총한 별들을 잊고 그동안 쌓인 얘기들을 풀기에 바빴다. 새벽 세 시까지 이어진 뒤풀이자리는 각자의 문학에 대한 견해로 밤을 새울 듯이 보였으나 다음 날 있을 질의응답 시간을 의식한 듯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비록 비좁지만 아늑한 방에서 잠을 잘 잔 듯 다음 날 아침 박요한 목사님이 이끄는 일요일 아침 예배시간에는 부지런한 회원들이 많이 참석했으며, 9시부터 시작한 호텔 브런치 식사에는 다양한 음식들이 진수성찬처럼 차려져 회원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모두들 진지한 자세로 질의응답 시간을 마치고, 이어 많은 참석자와 초청강사에 거듭 감사한다는 말과 문학 캠프가 대성황을 이루어 고맙다는 송상옥 회장의 폐회 인사말을 끝으로 2006년 <여름 문학캠프>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주위를 깨끗이 정리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하나, 둘... 호텔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차량들을 보며 참으로 보람 있고 의미 있는 미주 문학인들의 축제가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태숙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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