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여름 문학캠프 성황리에 마쳐

2005.09.02 15:30

미문이 조회 수:328 추천:7

   열정 어린 문학 강연에 80여 참가자들 흡족
           미주문협 2005년 여름 문학 캠프를 마치고
  
  2005년 본 협회 여름 문학캠프가 8월 20일(토) ~ 21일(일) 양일 간 남가주 테미큘라 소재 ‘꽃동네(카톨릭 재단)’에서 열렸다. 샌디에고 방면 15번 도로에서 동쪽으로 8마일쯤 떨어진 산 속 ‘꽃동네’에 오후 3시부터 참석자들이 하나, 둘 모습을 보였다. 일반인 추은진 씨 부부는 처음 참여하는 문학행사라 가슴이 설렌다며 강연장의 집기와 안내석을 만드는 일을 돕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등록을 한 후 가슴에 이름표를 붙이고 숙소를 찾아 여장을 풀었다. 참석자들이 묵을 숙소는 작년 캠프 때보다 한결 깔끔해 보였다. 사랑(love)과 기쁨(joy) 두 동은 여자숙소로, 희망(hope)의 건물 한 동은 초청강사의 숙소와 본부 건물로 마련되었으며, 컨테이너 비슷한 건물 두 동은 남자숙소로 정해졌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만을 나타내지 않아 고맙기만 한 참석자들은 여장을 푼 후,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나무 그늘 밑이나 야외용 의자에 앉아 반가운 얼굴로 담소를 나누었다. 등록을 마친 참석자들이 80여명에 이르렀을 때 “땡, 땡, 땡”하고 종소리가 울렸다. 수녀님들이 저녁식사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였다. 뷔페로 이루어진 식사는 가지구이, 돌나물무침, 쇠고기 브로컬리 볶음 등이 입맛을 돋구었는지 두세 번씩 드나들었다. 출입문 옆, 물통 앞에 놓여진 차와 커피로 후식까지 마치고 잔디밭으로 나와 휴식을 취한 후, 문학강연이 열리는 강연장으로 향했다. 뒷자리에 의자까지 갖다 놓고 앉으니 빼곡이 들어찼다.
강연회는 ‘2005년 미주문협 여름 문학캠프’라는 배너가 걸린 강연장에서 장태숙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첫 순서는 본 협회 송상옥 회장의 인사말로 올해도 참석해 주어 감사하다는 말과 한 여름 밤 문학의 흥취를 마음껏 즐기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어서 홍미경 총무이사가 강사들의 약력소개를 한 후,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갔다. ‘수필문학’의 편집인이며 전 경기대 교수인 김효자 수필가는 한국수필문학의 정보와 계보에 대해 말하고, 수필대가들이 정의한 수필 이론과 다양한 수필의 표현 방법 등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미주에서 문학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문학적 정보 부족일 거라고 단정하며 아무리 가까이 접근한다고 해도 어느 한 부분일 경우가 쉽다는 말과 함께 표현에 있어서는 정서의 환상적 이미지 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지한 강연이 끝난 후, 참석자들을 위해 10분 동안 잔디밭에 나가 기지개를 켜며 생기를 되찾아 돌아왔다. 이어진 중앙대 문창과 교수이며 한국에서 시인으로 활동 중인 이승하 교수는 미주에서는 이민자의 개성을 살린 시를 써야 한다는 것과, 계간으로 출간되는 ‘미주문학’의 의미를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는 따끔한 질책으로 서두를 시작했다.
    충격, 감동, 깨달음 등이 있는 좋은 시가 갖고 있는 덕목들을 여러 시들을 예로 들며 그 유형에 대해 얘기했다. 이승하 교수의 뼈아픈 강연에 모두는 얼얼한 표정이었다. 이승하 교수의 강연이 끝나자 경희대 교수이며 문학평론가인 김종회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세 시간에 이어지는 강연회에 참석자들이 지쳐 보였는지 김종회 교수는 참석자들에게 박수를 치게 하고 기지개를 켜게 하는 등, 분위기를 신선하게 바꾸며 시작했다. 미주의 소설가들도 이제 장편소설에 도전할 때라고 일침을 가하며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의 차이, 소설의 구조적 문제와 여러 장편소설의 유형에 대해 해석했다. 장편소설의 접근법으로 자기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땀 흘리며 큰소리로 강연하는 김종회 교수의 열정에 흠뻑 빠져들었다. 모처럼 문학의 갈증을 해소한 때문인지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으며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이용우 소설분과 위원장의 진행으로 먼 곳에나 타 주에서 참석한 회원 및 문학 애호가의 소개가 있었다. 콜로라도 덴버에서 참석한 전지은 소설가,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김정아 시인, 샌호세에 사는 이동휘 소설가, 몬트레이에서 온 정순옥 수필가 부부, 시미 밸리에서 참석한 문학 애호가 추은진 씨 부부, 그밖에 샌프란시스코의 강학희 시인, 유봉희 시인 등등...  첫날의 일정을 마치고 강연을 마친 강사들과 자리를 같이해서 갈비와 과일, 음료수, 과자, 술, 등을 들며 문학에 대한 토론과 열정으로 밤이 깊어갔다. 흥겨운 노래 소리도 들렸고 몇몇은 수영장이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 밤하늘 가까운 언덕에서 달빛 속에서도 자태를 드러내는 영롱한 별들을 바라보며 그 밤의 추억을 쌓았다.
이튿날 아침, 간밤의 피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찍 일어나 주위의 호수와 산을 산책했다. 아침 8시쯤 식사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소시지와 야채 샐러드, 스크램블, 시리얼과 빵으로 이루어진 아침식사를 마친 참석자들은 미진한 잠을 쫓듯 커피와 차를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강연장으로 모였다. 어제의 강연에 이어 질의 응답 시간이다. 한길수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시와 수필, 소설에 대한 의문점과 질문들이 쏟아졌다. 두 시간에 걸친 질의 응답에 세 분 강사들은 친절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했고, 열띤 대화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아쉬움을 남긴 채 두 시간만에 마감을 하고 송상옥 회장의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폐회인사와 기념촬영을 끝으로 2005년 미주문협 여름 문학캠프의 일정을 전부 마쳤다. 아쉬운 작별을 고하는 참석자들의 얼굴에도 모두 감사함이 묻어있는 보람된 시간이었다.
                                      (장태숙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