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문학캠프'를 마치며

2010.08.19 09:33

미문이 조회 수:378 추천:4

미주한국문인협회 2010년 <여름 문학캠프>를 마치며

                                                            김준철 (사무국장)

매년 미주 문인들의 풀리지 않는 갈증과 그리움, 외로움을 달래주고 또 많은 깨달음의 기회와 멀리있어 한동안 보지 못한 문인들의 만남을 연결해 주는 여름 문학캠프.
2010년8월14일~15일 팜스프링스에 위치한 미라클스프링스 리조트에서 변함없이 여름 문학캠프가 열렸다.유례없이 많은 4명의 초청강사님들을 모시고 열리게 된 행사를 간단하게 요약했다.
2010년 8월14일 아침, 드디어 2010 문학캠프가 시작하는 날이다. 행사장인 팜스프링스 ‘미라클스프링스 리조트 호텔’로 향하는 길 위의 하늘은 유난히 푸르고 날씨는 행사의 기대감과 함께 열기를 더해가기 시작하며 오후 2시, 일찌감치 행사장에 도착했다. 늘 그렇듯 저녁에 바베큐파티를 할 빌라를 먼저 찾아 확인을 하고 호텔 키도 모두 픽업을 했다.
오후 3시가 조금 지나자 행사의 진행을 맡은 몇몇 임원 분들이 도착을 하고 성공적이고 원할한 행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등록을 맡은 차신재회계국장님, 석정희편집국장님, 빌라의 모든 음식과 준비를 맡으신 문만규선생님과 늘 열심히 도와주시는 이일선생님, 그리고 조금 일찍 도착하신 다른 회원분들까지 합세하여 준비를 도와주셨다.
하지만 4시가 넘어선 시각에도 등록한 분은 30여분 뿐이었다. 비행기 연착으로 늦게 도착하시는 타주 분들을 제외하고도 당연히 늘 함께 문학캠프를 하셨던 분들이 보이지 않았다. 여장부 장태숙회장님께서도 일찍 오셔서 행사장과 숙소를 두루 둘러보며 만만의 준비를 했다. 시간이 5시를 향해갈 즈음, 늘 라이드를 맡아 수고하시는 강정실 수필분과위원장님과 정어빙 웹관리국장님이 참가자 분들을 모시고 들어오면서 다시 행사장은 활기를 띠어 100여명의 참석자로 성황을 이루었다.  
참석자들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본래 예정되었던 시간보다 30분정도 늦은 저녁 7시 여름문학캠프가 시작되었다.
1부는 장태숙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장태숙회장은 유례없이 4명의 초청강사를 모시고 문학캠프를 가지게 되어 기쁘다며 미주한국문인협회의 <여름 문학캠프>가 이제는 한국문단까지 알려져 굳건히 자리매김을 했지만 더욱 잎사귀 무성한 큰 나무처럼 계속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인사말을 맺었다.
이어 재미시인협회 박송희회장이 축사를 해주었으며 곧바로 강연이 시작되었다.

물에 젖어 더이상 젖지 않는 시인 나희덕
그간 읽었던 많은 그녀의 작품과 그녀는 닮아 있었다. 첫 강사로 나선 그녀는 참석자들의 휘파람까지 받으며 강단에 올라왔다.
‘시와 공동체’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한 그녀는 자신의 유년시절로 강연을 시작했다. 어머니가 총무로 보육원에서 일을 하시고 있었고 그 덕에 어린시절 20년을 보육원에서 살았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결코 쉽지 않은 그 시절을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깊은 심중의 시심을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그런 자신의 크고 작은 경험이, 즉, 고아도 아니면서 고아여야 하고 또 참을 수 없었지만 참아야만 하는 그런 상황들이 되돌아보면 자신의 시를 만들어 내는 시기였던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우리는 그렇게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는 나로서만 살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고 또 끊임없이 누군가를, 무언가를 원하고 또 그 어떤 결핍에 조갈하는 존재임을 설명 했다.
또한 그런 유년에 자신이 만난 많은 자연의 모습 속에서 깊은 고찰과 관찰을 통해 소소한 것들과의 공동체적인 연결고리를 만들고 또한 그 안에서 시어들을 찾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희덕 시인은 또한 시인은 꿈꾸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그런 꿈을 말하고 꿈을 전하는 역할을 해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지상 위에서 이룰 수 없는 이상적인 공동체를 찾아 떠나는 작업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또한 그런 공동체적인 작업은 단지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연결뿐만 아니라 죽어있는 것들과의 화해, 평화까지도 이루려는 시도를 함으로 새로운 생명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런 시상들을 만날 때, 단순히 관념적으로 머리로만 쓸 것이 아니라 시상에 대한 이해와 관계회복을 통해 몸으로, 눈으로, 귀로 써야 한다고 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수성의 폭발, 이것은 화려한 수사없이도 독자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큰 힘이 돤다고 알려 주었다.
또한 요즘의 문단의 변화에 대해서는 서정시를 쓰던 이들은 새로운 모색을 통해 깊은 사유를 가지고 수면 위로 드러나는 시도를 하며 미래파들은 새로움의 가속을 이기지 못해 보편적인 어법을 찾아 돌아가는 엇갈리는 포물선을 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 주었다.
그렇게 자신의 경험과 생활을 잘 빗대여 울림이 큰 명 강연을 끝내 주었다.
이런 말이 기억이 낫다. 물에 젓은 사람은 더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는….그렇듯 나희덕 시인은 이미 자신이 원하는 자연 안에 젖어서 그 자연 그대로의 시어를 가진 시인이라는…

짱짱한 넉넉함을 지닌 수필가 도창회
고운 한복과 멋들어지는 모자를 쓰고 강단에 오른 수필가시며 전 동국대교수였던 도창회선생님은 ‘수필의 작품성 문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 주었다.
그는 시작에서 ‘문학은 인생을 적는 글이라고 말하며 수필뿐 아니라 시와 소설, 희곡까지 함께 아울러 이야기 해 줌으로 깊이 있는 자신의 문학세계를 전해 주었다.
그는 직관을 총해 쓰여지는 글을 써야 하며 또한 문학이라 쓰여지기 보다는 지어지는 창조적인 작업이라고 말하며 모든 문학은 실상을 심상으로 바꾸고 그 심상을 상상력을 극대화하여 다시 작품 속에서 미적인 형상화를 이루어 냄으로써 비로서 창조된다는 지론을 펼쳐 주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일반수필을 많이 쓰는데 그보다는 문학수필을 더 써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너무 자조적이고 자성에 빠진 수필을 쓰기보다는 이미지, 상징을 바탕으로 한 유미수필, 즉, 문예수필을 쓰려고 노력하라고 말했다.
또한 수필은 단지 있는 그대로를 전하는 작업이 아니라 있을 법한 진리를 알리는 것이라고 하며 의아해하는 많은 회원들에게 단순한 전달은 사진찍기 밖에 되지 않는다며 반드시 미적형상화 작업을 통한 공통수반의 시간을 지나야 한다고 열정을 보야 주었다.
강연 내내, 열정과 지식을 동반한 막힘없는 설명과 질펀하고 통쾌한 언어로 강연을 이끌어 주었다. 또한 도창회선생님은 강연이 끝나갈 무렵, 한국에서부터 준비해 오신 선물을 꺼내 주었다. 선생님의 호를 따 제정한 <무원문학상>으로 수상자는 한길수, 강정실, 장효정, 차신재, 고대진 이상 5명이었고 그 전달식을 강연 끝에 하여 더욱 의미를 가지게 했다
마치 문학계의 ‘시라소니’를 상상케하는 도창회선생님의 모습이 대쪽같은 긴장 속에 유머와 해학을 잃어버리지 않은 넉넉함까지 지닌 참으로 부러운 분이었다.


담담한 표정 안에 숨겨진  환한 미소의  잡가 박덕규
14일 마지막 강연의 주인공은 소설비평가 박덕규 선생님이셨다. 소설비평가로 소개를 받고 강단에 올라오신 박덕규선생님은 자신이 너무 많은 부분을 섭렵하게 되면서 ‘잡가’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는 말로 오랜 시간의 강연에 집중하고 늦어진 시간으로 흩뜨러진 집중력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는 ‘21세기 한국에서의 문학공간의 새로운 의미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여러 분야를 섭렵하게 된 과정과 그 안에서 얻은 경험을 가지고 주제와 연결하여 강연을 했다.
본인 문학의 시작점에서 현재까지를 풀어내며 시인에서 평론가, 소설가, 극본가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거치게된 시대적인 상황과 정치적인 상황까지 총괄되어지는 설명 속에서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의 역할적인 부분이 더욱 와 닿았다.
이미 지금 우리가 지나오고 또 지나고 지나야 할 시간 속에 있는 만남과 공간,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부수적인 사건들 조차 공간적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전하는 박덕규선생님은 실제로 언어관습으로는 문학작품에서 작중인물이 활동하는 무대이거나 사상이 실체화되는 구체적인 현장을 ‘문학공간’이라 표현한다고 정의하며 그런 ‘명소’화된 문학공간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또한 지역이나 작가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많은 문학관들을 설명해 주며 참석한 분들의 고향에서 만날 수 있는 문학관과 또 그 문학관들이 지어진 뒷 이야기들까지 자세히 셜명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끝으로 미주문학이 가지고 있는공간문학적 의미를 강조하며 작고 힘없는 문학이라 여기고 변방이라 여기는 것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신의 자리에서 그 자리를 특화하여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하며 주인이 되는 문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강연 내내 담담한 표정으로 이여기를 이어가면서도 그 안에서 숨겨진 박덕규선생님의 환한 미소를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던 강연이었다.


투박한 부끄러움을 지닌 진솔한 시인 김수복
첫날 강의 내내 자리를 지키며 다른 강사 분들의 강연을 꼼꼼히 듣는 모습에서 일단 감동을 받은 많은 참석자들은 아직 식지 않은 문학에로의 열정을 15일 오전 ‘시와 신화적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김수복시인의 강연으로 문학의 열정이 더해갔다.
그는 시 창작의 근원, 모태는 시 정신에 있으며 그것은 상상력에서 이루어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척박한 환경을 넘어서서 그 환경에 억눌리지 않고 뛰어넘는 작업. 그 뿌리를 찾아가는 작업이 신화적 상상력이라고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또 현실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 현실적인 사건들 속에서 우리를 성찰하게 하는 시선, 그것들을 극복하게 하는 힘을 주는 시선이 문학이라고 말했다.
김수복시인은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한국에서만 통용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건너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모국의 언어로 문학을 이어가는 미주에 가장 필요한 정신이 아니겠냐 면 참석한 이들에게 큰 도전도 함께 주었다.
투박하고 토속적인 모습의 김시인은 잔잔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게까지 느껴지는 순수한 모습으로 미주문단과 한국문단의 현 위치를 진솔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첫날 강연이 끝나고 언제나 그랬듯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던, 문학캠프의 꽃이 되는 뒷풀이는 호텔 뒤 빌라에서 바비큐파티로 그야말로 시간을 억지로 잡아두고 싶어하는 참석자들의 바램으로 달구어졌다.
많은 미주문인협회 임원들이 귀한 강연까지 포기하고 일찍부터 준비한 갈비와 안주, 과일 등으로 더할 나위 없는 자리가 준비 된 것이었다. 초청강사들과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뒷마당 잔디에 앉아 어느새 꺼져버린 배를 채우고 서로 잔을 기울이며 못다한 문학의 이야기들로 달아 올랐다. 거기에다 고맙게도 날씨가 좋아서 바람 한 점 없는 하늘에, 온도도 적당하여 그야말로 문학을 논하는 최적의 조건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가 무르익은 무렵, 도창회선생님이 문인협회에 기증하신 수필집과 시낭송 CD를 선물로 하여 참석한 거의 모든 이들이 노래를 한 곡씩 부르기 시작했고 급기야 참석하신 초청강사님들까지 숨겨둔 애창곡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늘은 깊고 높았으며 별은 맑고 선명했고 그 아래 있던 모든 이들은 문학이라는 하나의 끈으로 서로를 단단히 묶으며 아쉬운 새벽을 보냈다.

15일 아침.
호텔에서 준비한 아침부페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참석자들은 온천도 잊은 체, 2부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2부 사회는 미주문인협회 부회장이신 한길수선생님이 수고하셨으며 한길수 부회장은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멀리 있지만 광복의 의미를 다시한번 기리며 묵념을 제안했고 모든 참석자들은 기꺼이 조국의 광복을 기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바로 김수복시인의 강연에 빠졌으며 이어서 초청 강사분들을 모시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시간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조갈을 채우려는 많은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으며 강사들 역시 모든 질문에 하나하나 최선의 답을 해 주었다.
한국문단과 미주문단에 대한 미묘한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우열을 따지는 자체가 문제이며 공동체로서 함께 가야만 하는 것이라는 답을 주었다. 또한 나희덕시인은 시인은 경계인이어야 한다면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언어적 민족적 의미 역시 부여 되어져야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또한 국제문화창작학회 초대 회장이기도 한 김수복시인과 부회장이신 박덕규선생님은 현재 문학적 네트워크를 구축, 세계적 작가들과의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고 국제문화센터를 소개하며 미주문학은 미주문학 자체로서의 한국문학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기영주이사장은 폐회사에서 “작년에 비해 조금은 참석자들이 줄었지만 오히려 더욱 집중력 있고 뜻 깊은 문학캠프 였다”고 평하며 “더욱 통합적이고 깊이 있는 미주한국문인협회를 이루기를 소망한다. 내년에는 더욱 성숙된 문학의 성과를 가지고 만나자”며 폐회사를 마쳤다.

이로써 2010년 미주문인협회 문학캠프는 또 하나의 깊고 큰 미주문학에 한 자리를 만들며 막을 내렸다.
모두가 아쉬움에 쉬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멀리서 온 참석자들과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기도 하고 서로의 연락처를 주며 식지 않는 문학의 열기를 달랬다.
나희덕시인, 도창회수필가,박덕규소설평론가, 김수복시인까지 많은 강사 분들이 넓고 깊이 있는 강연으로 2010년 문학캠프를 빛내주어 다시한번 미주한국문인협회의 한 사람으로 감사의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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