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봄산

2007.04.04 04:51

윤석훈 조회 수:673 추천:34

작년 봄 빅베어에 두고온 솔방울이
오늘 그리피스 공원 산책로에서
머리 위로 툭 떨어졌습니다
정수리에 맞을 뻔해서 아찔했습니다만
가슴에서도 뭔가 쿵 떨어지는 것 있어
피차 일반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날숨과 들숨 사이에
건축된 그리움의 집이었지요
매끄럽게 털어내질 못하고 예까지
질질 끌고 왔으니 이만하면 액땜 한번
거하게 한 셈 치자 생각했던 것인데요
편해진 눈으로 하늘을 보는데
한껏 홀가분해 보이는 소나무
우산대처럼 서서 하늘을 받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비가 와도 괜찮다고 생각하니
나도 우산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집 잃은 그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집 없는 그가 가여워야 하는데
괜히 내가 슬퍼지는 것이었지요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집 짓지 않을거야
공원을 내려 오는데
짐승의 아기 가진 저 봄산
화염병 탕탕 던지며 시위하고 있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4 그대의 거울 윤석훈 2006.07.16 616
173 간이역에서 윤석훈 2006.07.17 655
172 정전 윤석훈 2006.07.21 535
171 중국산 가구 윤석훈 2006.07.27 675
170 태평양 윤석훈 2006.08.03 614
169 자화상, 섬에서의 진행형 하루 윤석훈 2006.08.13 595
168 윤석훈 2006.11.16 495
167 개구쟁이 윤석훈 2006.11.17 539
166 부겐빌리아 윤석훈 2006.11.18 595
165 플라워 마켓 윤석훈 2006.11.28 674
164 거미 윤석훈 2006.12.01 604
163 새벽기도회 윤석훈 2006.12.01 588
162 호두를 까다 윤석훈 2006.12.01 709
161 귀뚜라미 아메리카 윤석훈 2006.12.01 673
160 만월滿月 윤석훈 2006.12.04 685
159 바람의 사회 윤석훈 2006.12.16 725
158 보리수 나뭇잎 윤석훈 2006.12.18 756
157 수박 윤석훈 2007.02.02 596
156 물의 노래 윤석훈 2007.02.02 676
155 이민국에서 윤석훈 2007.02.02 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