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흑백사진

2006.07.09 13:26

윤석훈 조회 수:636 추천:33

고향을 생각하면 바다만 떠오릅니다

허리에 두 손 얹고 폼나게 찍은
오직 한장 뿐인 유년의 사진엔
바다만이 배경으로 남아 있습니다

흑백으로 덮힌 유년의 바다는
시간의 무덤 속으로 사라졌지만
쉼 없는 손짓으로 소년을 불러 세웁니다

깜깜한 밤에는 파도소리 들려주며
햇빛 창창한 날에는
가슴 작은 새로 바다 기슭을 걷게 합니다

8년 동안 바다의 품에서 부화되어
서울을 향할 때에도
바다는 담담하게 지켜보았습니다

다 자란 청년 되어
그 바다에 닿았을 때를 기억합니다
할머니의 어깨 같은 교정에서
속 없는 눈물을 많이도 흘렸었지요
눈물은 파도와 어울려 바다가 되었었지요

바다가 더 이상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으면
삶의 어딘가에 구멍이 뚫린 때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바다의 꿈 그리고 바다의 힘과 함께
때로는 작아지고 때로는 파랗게 질려서도

넉넉한 호흡으로 부서질 줄 아는 파도처럼
그렇게 숨쉬며 흘러가고 싶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4 생명보험 윤석훈 2005.05.07 539
153 사랑 윤석훈 2006.01.17 542
152 여백에 대하여 윤석훈 2011.04.06 542
151 Revolving Cafe 윤석훈 2006.01.18 545
150 다시 숨을 고르며 윤석훈 2010.04.22 545
149 바닷가 오후 윤석훈 2007.06.30 546
148 강물처럼 윤석훈 2007.02.10 547
147 시작 노트 윤석훈 2006.05.20 554
146 새알 윤석훈 2007.08.15 554
145 한 뼘의 힘 윤석훈 2009.05.05 556
144 입덧하는 남자 윤석훈 2012.05.01 556
143 Jellyfish 윤석훈 2006.01.22 557
142 경고문 윤석훈 2009.05.05 557
141 사서함 윤석훈 2007.09.20 559
140 안개 윤석훈 2005.10.23 560
139 나무늘보 윤석훈 2007.07.08 560
138 투병 일지 윤석훈 2011.05.23 561
137 총알,뇌에 박히다 윤석훈 2005.09.09 565
136 완장 윤석훈 2007.06.29 565
135 불온한 생각 윤석훈 2007.04.25 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