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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일지/하하하 제국

2009.07.15 10:44

윤석훈 조회 수:830 추천:44

절벽에 피었던 기침이
당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세상의 손뼉도
마당에 피운 모닥불 같은 예측도
결국 젖은 꿈이 되어 고인다는 것

골짜기를 흐르는 동안 노래는
빛이 진술한 시집이었습니다

작고 푸석한 몸이었지만
세상의 기름 다 바른 사람처럼
하하하 얼마나 미끄러웠는지요

까치밥처럼 하늘에 매달린 動詞의 모양과
향기만으로도 배부르게 고마운 암병동의 오후

깊은 맛의 배후와
호두가 들어간 행간은
생사의 경계 너머에
왕국의 아들을 출간하였습니다

유목의 뜰 안을 배회하는
들꽃의 허파에 생기가 충만합니다

오늘의 출판기념회는 하하하
꽃잎에 그려진 황제의
명징한 심장이었습니다

성전聖戰의 노래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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