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자화상, 섬에서의 진행형 하루

2006.08.13 01:09

윤석훈 조회 수:595 추천:36

흩어진 생각으로 세상을 쏘다니다
청록빛 사무치는 섬에 앉아
잊고 산 것들에 대해서 혹은
잊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두 손을 모아 보는 것이었는데 간혹
분열이 끝나지 않은 DNA 속을 철벅거리며
사막을 걸어온 낙타의 허벅지
바다 속으로 밀어넣어 보는 것인데
저물녘의 파도가 기승을 부리는 섬마루에 앉아
시의 끈 팽팽한 가오리연
수평선 너머 띄워보내기도 했던 것이고
집착만한 아픔은 없는 법이어서
떨어져 누운 별의 속살에서도
구운 감자를 캐내기도 했던 것이었으나
그냥은 갈 수 없어 서성거렸던 정신의 집
발걸음 가볍게 돌아가기 위하여
어머니 몸 밖의 소리란 소리는
모조리 꺼내 바다에 던져버리고
남은 것 소중히 안고
뭍으로 돌아가자 약속을 했던 것인데
겉옷을 던지고 속옷을 벗고
불어난 생각 누런 살 다 깎아 던지고
세포 하나 하나에 매달린 주먹을 펴자
거죽뿐인 뼈대만 간신히 남는 것이었는데
바다 한가운데 보이는 당신의 얼굴
허리 곧추 세우며 바라만보고 있는 것인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4 기상예보 윤석훈 2007.08.15 608
113 열린 괄호 윤석훈 2009.04.27 604
112 즐거운 독서 윤석훈 2007.02.03 604
111 거미 윤석훈 2006.12.01 604
110 사이 윤석훈 2005.02.23 601
109 성에꽃 윤석훈 2009.06.27 600
108 윤석훈 2006.06.06 599
107 전신주 윤석훈 2007.07.08 598
106 동네 한바퀴 윤석훈 2009.05.05 596
105 바다 수업 윤석훈 2007.10.14 596
104 섬에 갇히다 윤석훈 2007.09.22 596
103 수박 윤석훈 2007.02.02 596
» 자화상, 섬에서의 진행형 하루 윤석훈 2006.08.13 595
101 부겐빌리아 윤석훈 2006.11.18 595
100 방향의 미학 윤석훈 2011.05.13 593
99 2008 여름 캘리포니아 윤석훈 2009.05.05 593
98 클릭 윤석훈 2007.04.28 592
97 뼈 속은 왜 비어있는가 윤석훈 2005.06.06 589
96 말리부 해변에서 윤석훈 2009.05.02 588
95 새벽기도회 윤석훈 2006.12.01 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