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사선(斜線)의 이유

2007.10.30 14:13

윤석훈 조회 수:693 추천:42

사선으로 내리는 비를 맞으며
호수가 보이는 언덕에 오르네
기댈 수 없는 길
똑바로 서서 혼자 걷다가
비스듬히 기울어 있는 배나무를 보네

위로 곧게 뻗지 못한 줄기가
허공에 기댄 빗살무늬 같네
배나무 아래서 비를 긋다가
탱탱하게 영근 열매를 보네
곧게 뻗은 줄기의 열매보다
기울어 있는 가지의 열매가
더 크게 살져 있네

열매를 위한 것이었네
몸의 수고 아끼지 않고
세상의 시선
세상의 빗물
다 받아낸 것이
후대(後代)를 위한 선택이었다니
수직선 버리고 사선을 택한
그 혹독한 이유였다니  

물안개처럼 그대에게 기대보네
속 깊은 그대의 여백에
가슴 속 숱한 수직선들 떨어지네

뿌리에서 숨쉬는
둥글고 넓은 영토를 측량해 보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4 눈사람 윤석훈 2007.10.06 615
113 냉장고와 노래방 윤석훈 2007.10.10 700
112 바다 수업 윤석훈 2007.10.14 596
111 것이라는 말 윤석훈 2007.10.20 646
110 얼굴 윤석훈 2007.10.20 805
» 사선(斜線)의 이유 윤석훈 2007.10.30 693
108 사랑의 무게 윤석훈 2007.11.01 791
107 시비를 걸다 윤석훈 2008.03.07 792
106 낭만과 실리 사이 윤석훈 2008.03.10 818
105 기침하는 새 윤석훈 2008.05.27 700
104 윤석훈 2008.07.25 680
103 윤석훈 2008.07.25 803
102 악수 윤석훈 2008.12.15 676
101 열린 괄호 윤석훈 2009.04.27 604
100 통증이 있는 거울 윤석훈 2009.05.02 535
99 말리부 해변에서 윤석훈 2009.05.02 588
98 원에 누운 피타고라스 윤석훈 2009.05.05 629
97 한 뼘의 힘 윤석훈 2009.05.05 556
96 모닥불 1 /축제 윤석훈 2009.05.05 581
95 쉼표 윤석훈 2009.05.05 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