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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2007.06.25 11:03

윤석훈 조회 수:510 추천:35

때론 아무것도 아닌 것이
복통을 유발하기도 하고
잠복기의 두통을 두둔하는 것처럼
아무것도 아니라고 큰 소리치며
소낙비 내리듯 흔들어대는
한밤중의 신경통도 따지고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간지럼증이나
권태에서 시작되었겠지요
하루의 벽을 박박 긁다가
동맥경화가 생기는 날에도
당신의 땅엔 이웃동네 거쳐서
흘러드는 논물이 있겠지요
불임한 땅이어도
나무의 수액을 피해갈 수 없는 것처럼
타들어가는 입술에
약간의 엔돌핀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아무것도 아닌 것이 전부인 세상에서
말만 하는 사람들의
흰 치아를 다 빼버리면 입술은 단단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까요 아니면
거품 빠진 불경기처럼
땅 바닥에 길게 길게 누워있을까요?

그 틈새에 경계처럼 벌린 붉은 혀는 아름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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