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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발/핑계

2009.07.15 10:52

윤석훈 조회 수:838 추천:55

랭귀지 스쿨에 비가 내립니다

유리벽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미끌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비에 젖은 새들의 검은 머리가 보입니다
빗소리가 굵어질수록 입 속은
소리를 차고 오르는 새들로 가득합니다

빗소리마저 사리지는 낯선 사막
웨스턴길 몽마르죵에서
양손에 비닐 장갑을 끼고
닭발을 발라먹는데

물컹물컹 언어의 늑골을 만지는 것 같아
자꾸만 옆구리가 쑤셔 왔습니다

멈출줄 모르는 언어의 비는
유리벽의 안팎을 끝없이 미끌어져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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