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바람의 사회

2006.12.16 01:15

윤석훈 조회 수:725 추천:52

밤새 던져 두었던 이름 들고
어둠 갓 깨고 나온
짐승과 식물의 씨앗들을
호명하며 산에 오른다
산정에 서서 두 팔 벌리면
이름들의 춤굿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오랫동안 갇혀있던 독방 냄새가 난다
보이지 않는 것들로
보이는 것들의 이름 부르면
바람에 흔들리던 이름이
알몸 위해 옷을 벗는다
제 몸 아닌 것으로만
자신을 알리는 바람의 사회에는
처음부터 이름 같은 건 없었으리라
이름이 없었으므로
자기 아닌 것들과 어울려
하나가 되었으리라
붙였던 이름 다시 지우며
꽃잎 따듯 이름 따서
흐르는 강물에 던진다
이름 없는 바다에 바람은 가라앉고
해저에는 진흙만 고여 있다
바람의 바다에는 이름 없는 물고기만 산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4 그대의 거울 윤석훈 2006.07.16 616
173 간이역에서 윤석훈 2006.07.17 655
172 정전 윤석훈 2006.07.21 535
171 중국산 가구 윤석훈 2006.07.27 675
170 태평양 윤석훈 2006.08.03 614
169 자화상, 섬에서의 진행형 하루 윤석훈 2006.08.13 595
168 윤석훈 2006.11.16 495
167 개구쟁이 윤석훈 2006.11.17 539
166 부겐빌리아 윤석훈 2006.11.18 595
165 플라워 마켓 윤석훈 2006.11.28 674
164 거미 윤석훈 2006.12.01 604
163 새벽기도회 윤석훈 2006.12.01 588
162 호두를 까다 윤석훈 2006.12.01 709
161 귀뚜라미 아메리카 윤석훈 2006.12.01 673
160 만월滿月 윤석훈 2006.12.04 685
» 바람의 사회 윤석훈 2006.12.16 725
158 보리수 나뭇잎 윤석훈 2006.12.18 756
157 수박 윤석훈 2007.02.02 596
156 물의 노래 윤석훈 2007.02.02 676
155 이민국에서 윤석훈 2007.02.02 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