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의 창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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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2007.09.20 18:20
그늘도 처음엔 빛이었을까 상속녀의 손등에 까칠한 입술이 닿았다 사라지자 고풍스런 이야기들이 흘러갔다 상속 받은 자의 꽃쟁반은 팜츄리의 허리처럼 단촐했다 세상의 몸통에 닿지 못한 언어들은 시간의 나이테 속에 핏기없이 누워 있었다 고전적 입맞춤은 고문서의 사각형 공간을 달구고 있었지만 융통성이 박제된 여인의 솜털은 여전히 어둠에 흠뻑 젖은 갈대였다 소통 없는 공간이 품은 알들이었을까 바다 기슭에 닿지 못한 채 유년의 진공에 파묻혀 버리는 청춘의 오래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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