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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배---문

2005.12.03 23:22

윤석훈 조회 수:152 추천:16

내가 문을 잠그는 버릇은
문을 잠그며
빗장이 헐겁다고 생각하는 버릇은
한밤중 누가 문을 두드리고
문짝이 떨어져서
쏟아져 들어온 전지 불빛에
눈을 못 뜨던 버릇은
머리맡에 펼쳐진 공책에
검은 발자국이 찍히고
낯선 사람들이 돌아간 뒤
겨울 문풍지처럼 떨며
새우잠을 자던 버릇은
자다가도 문득문득 잠이 깨던 버릇은
내가 자라서도
죽을 때까지도 영영 버릴 수 없는
문을 못 믿는 이 버릇은.




***
이근배
1940년 충남 당진 출생.경향,조선,동아,한국,각 일간지 신춘문예 시조,
시 당선으로 문단 데뷔(1961-1964).월하문학상,중앙시조대상,현대불교문학상
등 수상.시집 <노래여 노래여> 시조집 <동해바닷속의 돌거북이 하는 말>등.
현재 재능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사)한국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