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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 지구의 가을
2007.06.26 23:31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나는 두려워 헤아리지 못합니다
마음의 눈 크게 뜨면 뜰수록
이 눈부신 음식들
육신을 지탱하는 독으로 보입니다
하루 세 번 식탁을 마주할 때마다
내 몸 속에 들어와 고이는
인간의 성분을 헤아려보는데
어머니 지구가 굳이 우리 인간만을
편애해야 할 까닭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주를 먹고 자란 쌀 한 톨이
내 몸을 거쳐 다시 우주로 돌아가는
커다란 원이 보입니다
내 몸과 마음 깨끗해야
저 쌀 한 톨 제자리로 돌아갈 터인데
저 커다란 원이 내 몸에 들어와
툭툭 끊기고 있습니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린다 해도
이 음식으로 이룩한 깨달음은
결코 깨달음이 아닙니다
*지리산 실상사(식당) 배식대 앞에 붙어 있는 공양제송이다. 인용하면서
'보리'를 '깨달음'이라고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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