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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다정

2006.05.17 13:05

윤석훈 조회 수:223 추천:15


꿈속에서 그는 물빛 양복의 서양청년이었고
우리는 신혼여행을 막 떠나려는 참이었다
비행기표가 싱싱한 초록나뭇잎을 펄럭였고
그는 연신 사랑한다,애정이 빛나는 트렁크를 꾸렸는데
내 속마음은 하얗게 질려있었다
라벤더향내의 여행끝 이태리쯤의 낯선 뒷골목에서 그토록 다정한 그가
날 없애버릴 것만 같았다 아무도 모르게 스윽-
내 목을 처치해버릴 것만 같았다

다정해서 그럴 것 같았다
누가 다정할 때마다 그럴 것 같았다

장미꽃나무가 내게 다정해서 죽을 것 같았다
저녁일몰이 유독 다정해서 유독 줄을 것 같았다
뭘 잘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