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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석---눈물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2006.09.15 13:40

윤석훈 조회 수:192 추천:16

하염없이 부는 바람 속에서
대지에 입맞추는 추운 햇살 속에서
언제나 죄를 짓고
어머니 어머니 부르는 나날의 곤고 속에서
방울방울 눈물은 저를 키워가는 것인가

해거름녘 눈물 그렁그렁하는 내 눈물 동무
언제나 나 혼자 눈물짓게 한 것은 무엇일까
가시나무에 찔린 내 눈에서 흘린 피를 보았을까
언제나 돌아서서 눈물바람하던 어머니

우리를 어루만지던 눈물도 이제는 바다에 다다랐나
옥토에 떨구던 그 한점의 세례도
이제는 불 속에서 꺼멓게 타버렸나

눈물도 없이 커다란 상처로 웅크린 채 우는 사람들이여
너희들 단단히 가슴속에는
사리 같은 견고한 눈물이 쌓여 있는가
쌓여 무너져내리는가

메마른 육신의 어느 한쪽이 저절로 열리면서
거기 샘솟는 아, 기쁨의 우물
슬픔의 두레박도 있으려니
눈물은 이제 어디만큼 와서 제 옷을 벗고 있는지
어머니, 당신의 목소리에 아직 제 눈물은 남아 있는지

눈물도 없이 커다란 상처로 웅크린 채 우는 사람들이여.




박해석 시집 <눈물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