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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택---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2005.09.21 09:44

윤석훈 조회 수:90 추천:9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박주택


여행자처럼 돌아 온다
저 여린 가슴
세상의 고단함과 외로움의 휘황한
고적을 깨달은 뒤
시간의 기둥 뒤를 돌아 조용히 돌아 온다

어떤 결심으로 꼼지락거리는 그를 바라다 본다
숫기적은 청년처럼 후박나무 아래에서
돌멩이를 차다가
비가 내리는 공원에서
물방울이 간지럽히는 흙을
바라다 보고 있다

물에 젖은 돌에서는 모래가 부풀어 빛나고
저 혼자 걸어갈 수 없는
의자들만 비에 젖는다

기억의 끝을 이파리가 흔들어 놓은 듯
가방을 오른손으로 바꾸어 들고
느릿한 걸음으로 돌아 온다

저 오랜 투병의 가슴
집으로 돌아 온다
지친 넋을 떼어 바다에 보탠 뒤
곤한 안경을 깨워
멀고 먼 길을 다시 돌아 온다



충남 서산 출생
경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꿈의 이동건축』,『사막의 별 아래에서』외
시론집『『낙원회복의 꿈과 민족정서의 복원』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