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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순---흔적1
2005.08.16 22:55
네거리 횡단보도 아스팔트 위에
한 사내가 모로 누워 있다
(실은 여자였는지도 몰라)
아니다, 누워 있는 것은
흰 페인트로 그린 그의 윤곽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탈피를 하였던 것일까
비 마악 그친 뒤 햇빛 쏟아져내릴 때
맞아, 저 빌딩 창에 반사되어 날을 세운 빛이
그의 비상을 재촉하였을 거야
비에 젖은 옷 훌훌 벗어버리고
그는 여기서 처음 날개를 폈던 게지
탈피의 고통으로 군데군데 핏자국이 번져 있다
나비 되어 날기 위해서는
몇 개의 허물을 더 벗어야 하는 것일까
몰려나온 개미들이 걸음을 멈추고
사내가 남겨놓은 껍질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그가 걸어온 세상의 모든 길이
물결치는 차량들 위에서 잠시 일렁거렸다
한 사내가 모로 누워 있다
(실은 여자였는지도 몰라)
아니다, 누워 있는 것은
흰 페인트로 그린 그의 윤곽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탈피를 하였던 것일까
비 마악 그친 뒤 햇빛 쏟아져내릴 때
맞아, 저 빌딩 창에 반사되어 날을 세운 빛이
그의 비상을 재촉하였을 거야
비에 젖은 옷 훌훌 벗어버리고
그는 여기서 처음 날개를 폈던 게지
탈피의 고통으로 군데군데 핏자국이 번져 있다
나비 되어 날기 위해서는
몇 개의 허물을 더 벗어야 하는 것일까
몰려나온 개미들이 걸음을 멈추고
사내가 남겨놓은 껍질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그가 걸어온 세상의 모든 길이
물결치는 차량들 위에서 잠시 일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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