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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위에 쓰는 낙서
2007.11.02 03:07
프로이드식 꿈의 해몽이 아니더라도 삶 속에 들어와 있는 꿈의 세포들은 암세포만큼이나 극렬하여서 짧은 시간에도 시공과 의식의 세계를 채워버린다. 시간과 공간과 의식의 세계가 살아있는 생물의 배경이 되는 것처럼 무의식과 잠재의식이 진행형 꿈의 실제 배경이 되는 것이다. 삶과 꿈을 첨예하게 대립시켜 도출해낼 수 있는 또 다른 세계는 없는 것일까. 혹은 상호 치환된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상상의 세계는 없는 것일까.
안개 낀 프리웨이를 뚫고 운전하다가 문득 내가 밟고 있는 시공이 꿈의 세계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꿈을 뚫고 나오는 노력들은 결국 죽음에 가 닿는 선로를 제작하는 일이 아닐까. 치환된 세계로의 진입이 이루어지는 순간인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살고있는 세계는 꿈의 세계이고 내가 사후에 닿는 길에 실제의 세계가 있다는 일종의 망상 같은 사고의 전환을 꿈꾸어 보는 것이다. 문득 달콤한 낮잠이 그리워진다. 잠 속의 잠, 실존하는 세계로의 성공적인 입성을 위해서 희로애락의 날카로운 이빨을 어떻게 뚫고가야 하는 것일까. 지난 밤 꾸었던 악몽을 생각해 본다. 벗어나고 싶었던 꿈 속의 시간은 결국 내 의식 밖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그러니 어떤 모습의 꿈을 꾸더라도 기꺼이 수용하고야 말겠다는 넉넉한 관망만이 내게 할당된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는 가을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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