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에 잠깐 빠졌을 뿐입니다> 한혜영 시조집 출간

 

 "올해도/ 딱 그맘때 시구를 했습니다/ 포물선을 그리며/ 훌쩍 넘던 계절의 담장/ 마지막/ 꽃 한 송이가 글로브를 떠났지요/ 어떤 청춘이/ 공을 받아 애인에게 줬을까요/ 흠뻑 젖은 몸을 씻으러/ 구름 아래로 드는/ 그 목련/ 뒷모습에 잠깐 빠졌을 뿐입니다"(시조 '목련' 전문)

등단 35주년을 맞아 지난 2월 동시집 '치과로 간 빨래집게'(아동출판 상상아)를 펴낸 재미동포 한혜영(71) 시인이 3일 시조집 '뒷모습에 잠깐 빠졌을 뿐입니다'(문학의전당)를 출간했다.

시조집에는 표제가 언급된 시조 '목련' 등 74편이 실렸다.

문학평론가인 이병국 시인은 "시적 화자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목련이 지듯, 청춘, 푸른 봄을, 나아가 꽃이 피는 모든 계절을 경험하고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나이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잠깐 본 뒷모습은 결국 화자가 경험한 시간의 흔적이자 그동안 무시하거나 은폐했던 삶의 이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려했던 청춘을 보낸, 그 결여의 화자는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면서도 "시인은 작품 '불문율'에서 부정적 감정을 거부하지 않고 그것을 수용해 사유하며 자기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비가 오는 까닭을 따져 묻지 않는 것처럼 지천으로 널린 햇볕도 그러려니 하는 것처럼/ 슬픔이 내게로 오면 묻지 않고 젖을 거다/ 안개에게 먹혀도 투정이 없는 달처럼 고양이 푸른 눈에 떠도는 전설처럼/ 슬픔이 기억으로 오면 섬처럼 잠길 거다"(시조 '불문율' 전문)

출판사 측은 "시와 동시, 수필 등 경계를 넘나들며 글을 써온 시인의 시조집에서 시인의 '절제의 미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의전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남 서산 출신으로,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시인은 1989년 잡지 '아동문학연구' 봄호에 동시조로 등단했다. 1994년 '현대시학'과 19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면서 시와 동시를 함께 써왔다.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와 뱀 잡는 여자' 등 4권, 동시집 4권, 시조집 2권, 장편소설 1권, 장편 동화 11권 등 22권의 책을 펴냈다.

추강해외문학상 신인상(1997), 미주문학상(2006), 동주해외작가상(2020), 해외풀꽃시인상(2021)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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