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회복 의미 담은 '마흔두 개의 초록' 등 저술
한일회담 반대 문인 각서 쓰고 쫓기듯 미국행


183015931.jpg



오하이오주서 의사 생활 은퇴 후 15년째 창작
"동포 문인들에게 내 수상 소식이 희망되길"


"살아서는 돌아가지 못한다 해도/그래도 다 괜찮다는 말이 확실히 내 가슴 한복판에서 맑게 들렸다/정말이다 너무 늦었다는 말까지/나를 그냥 가볍고 푸근하게 해주었다."(마종기 시인의 시 '국적회복' 중)

2014년 국적회복을 하고 한국에서 신작 시집 '마흔두 개의 초록(문학과지성사)'을 냈던 마종기(79.사진) 시인이 제62회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한다. 1965년 한일회담 반대 서명운동에 105명의 문인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을 올리며 억울한 옥살이까지 했던 그에게 조국이 주는 여섯번째 큰 상이다. 플로리다주에 거주하고 있는 마 시인을 전화로 짧게 만났다.

기사화할 것 없다고 수화기 너머로 손사래를 쳤지만 마 시인은 "한국을 등지고 떠난 세월 써온 시들을 문민 정부가 세워진 뒤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미주의 한인 문인들이 인정받는 것이 여간 힘든게 아니지만 동포 문인들에게 내 수상이 희망이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 시인은 1966년 '한국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 미국으로 쫓기듯이 떠나왔다. 한국을 떠난지 4개월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그였다. 이후 미국 시민권을 받아 한국을 오가긴 했지만 타의로 시작해야했던 이민 생활은 그의 삶에 지울 수 없는 자국들을 남겼다.

마 시인은 오하이오주에서 유색인종 의사로 이민생활을 하다 은퇴하고 15년째 플로리다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국제도서전에 초청돼 시 낭독을 한 그에게 레지스탕스 시인(저항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마 시인은 "부담스러운 호칭이다. 내 시를 잘 읽어보면 알겠지만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들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마 시인은 미국에서는 단 한번도 신작을 출간하거나 게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원고료를 받지 않고 결코 시를 줄 수 없다"는게 그의 신조였다. 유명 동화작가였던 아버지(마해송 작가)의 인세와 저작권 등을 모두 문학과지성사에 기부한 그지만 글쓰기의 가치를 저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려운 형편에도 아버지의 원고료로 공부하고 학교에 갔다. 하지만 동포 문학이라는게 열악하기 짝이 없다. 시인.작가 등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홀로 창작 활동을 하지만 마 시인을 거쳐간 후학들도 많다. 마 시인은 "그 전에도 한국에서 상을 많이 받았지만 국적회복을 한 뒤 받는 상들은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 시인은 도미 후 12권의 시집을 냈으며 편운문학상(1997년). 이산문학상(1997년). 동서문학상( 2003년).현대문학상(2009년).대산문학상(2015) 등을 수상했다. 이번 대한민국예술원상은 마 시인 외에도 물방울 작가로 잘 알려진 김창열 화가 등이 받는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8 안규복시인-미주 윤동주 문학상 수상 file 미주문협 2021.11.15 91
697 김준철 시인 나무달 파운데이션 설립 file 미주문협 2022.09.12 91
696 재미시인협회장 이취임식 미문이 2009.01.22 92
695 강학희 시인 가산문학상 수상 미문이 2009.05.05 92
694 고 윤석훈 시인 1주년 추모 시낭송회에 초대합니다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29 92
693 김화진 수필가 재미수필문학가 협회 회장 선출 [1]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7.01.04 92
692 중앙일보 인물 오디세이-김영교 file 미주문협 2017.05.08 92
691 오디오 소설-김외숙의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file 미주문협 2020.07.12 92
690 이정아 수필집-아버지의 귤나무 출간 file 미주문협 2022.05.14 92
689 이혜규 시집 출판기념회에 초대합니다 file 미주문협 2022.10.05 92
688 재미수필가협, 가을문학세미나 개최(10월 15일) 관리자_미문이 2011.10.09 93
687 미주시학 7호 출판기념회 관리자_미문이 2012.07.11 93
686 김호길 시집-지상의 커피 한잔 file 미주문협 2021.05.20 93
685 한솔문학 제2호가 발행되었습니다 file 미주문협 2020.01.17 93
684 오연희 회장 어머니 (유위정) 소천 [2] file 미주 2024.02.17 93
683 '미주아동문학' 출판기념회 미문이 2006.06.20 94
682 문인귀시인 초청 문학강좌 file 미문이 2008.10.29 94
681 <오레곤문학> 제8호 발간 미문이 2010.06.26 94
680 김외숙 소설가 ‘시와정신’ 제4회 해외문학상 수상!!! file 미주 2023.05.19 94
679 미주시학 6호 출판기념회 관리자_미문이 2011.06.24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