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1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8 물고기의 외길 삶 강민경 2017.08.03 164
437 물거울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13 121
436 물 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25 168
435 문학-갈잎의 노래 하늘호수 2020.03.17 125
434 문자 보내기 강민경 2014.02.03 348
433 묵언(默言)(2) 작은나무 2019.03.06 190
432 묵언(默言)(1) 2 작은나무 2019.02.21 167
431 무언의 친구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08 142
430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36
429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191
428 무명 꽃/성백군 하늘호수 2015.03.27 333
427 무릉도원 1 유진왕 2021.07.30 122
426 무 덤 / 헤속목 헤속목 2021.05.03 329
425 무 덤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7 92
424 몽돌과 파도 성백군 2014.02.22 372
423 못난 친구/ /강민경 강민경 2018.07.17 90
422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80
421 몸살 앓는 닦달 시대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20 56
420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74
419 몰라서 좋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16 66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