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8 20:04

너를 보면

조회 수 2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를 보면/강민경

  
방파제를 뛰어넘겠다는 일념에
밤낮, 수만 번씩이라도
제 몸 바숴 내리면서 기꺼운
너의 그 줄기찬 고집 꺾지 못하는
파도, 너를 보면
흰 머리칼에 검은 염색물 들이대며
못다 푼 청춘의 속병이
지글지글 끓이는 너 닮은 나를 듣는다

푸르던 날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월에 괸 희망의 빛 쪼가리 못 잊고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듯 공들이는
미래를 알지 못해
묻고 또 물어도 답이 없는데

단숨에 ‘산’ 이라도 옮길 것 같이
커다랗게 출렁이다가, 불시에 삭아
거품을 물고 나가떨어지는
나 아닌, 내가, 날이면 날마다
파도를 따라가는 애 끓임일 뿐

사람으로 살기 위해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디며
내가 지워질 그 날 그 순간까지
영원히 존재할 끝자락 비밀스러운
숙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어떤 이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했는데
앞을 향해 나는 저 새들은 마음을 비웠을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78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81
877 길 위의 샤워트리 낙화 하늘호수 2015.08.30 281
876 독감정국 하늘호수 2017.01.16 281
875 별천지 하늘호수 2017.12.12 281
874 엉덩이 뾰두라지 난다는데 1 file 유진왕 2021.07.18 281
873 7월의 향기 강민경 2014.07.15 280
» 너를 보면 강민경 2014.07.28 280
871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80
870 유월의 향기 강민경 2015.06.20 279
869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6 279
868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278
867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278
866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78
865 이국의 추석 달 하늘호수 2017.10.07 278
864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76
863 그 살과 피 채영선 2017.10.10 275
862 가을의 승화(昇華) 강민경 2013.11.02 274
861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274
860 몸과 마음의 반려(伴呂) 강민경 2015.06.08 272
859 가을비 하늘호수 2017.10.22 27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