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3 21:22

손안의 세상

조회 수 2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손안의 세상 / 성백군
                                                                                            

손을 펴면 세상이 보여요
손바닥에는 길이 있고 강이 있고
손금들이 다 지나온 길이고 남은 여정이네요
오므리면 계곡, 참 깊어요

생명선 결혼선 운명선
어느 것 하나 성한 것이 없네요
갈라지고 끊기고 또다시 이어지고, 험한 세상
잘 견디며 왔네요
사느라 바빠서 그게 고생인 줄 모르고 살아온 덕에
바닥에는 굳은살이 배겨서
반들반들, 빛나는 곳도 있네요

운명이라는 것 있나요?
혹, 있다면 피해 갈 수 있었을까요?
안다면, 불도저로 모퉁이를 밀어 여울물을 없애고
시멘트를 발라 웅덩이를 내쫓고---
벌써 세상 끝났겠죠
지문조차 밀어버렸을 테니까요

하늘에도 점성술이 있다는데
알려고 힘쓰는 것이 사는 것보다 어려워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더니
별들이 손바닥에 내려와 뜨네요
손금과 손금이 만나 별이 된 곳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이야기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고
내 있는 자리를 찾아, 살 궁리하다 보니
어느새 동이 틔네요

    
*시마을 작가회 2013년 10월의 詩 선정
           554 - 0927201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8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70
857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70
856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0
855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68
854 물의 식욕 성백군 2013.11.03 267
853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67
852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265
851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264
850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64
849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64
848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63
847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62
846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61
»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60
844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59
843 고사목(告祀木), 당산나무 하늘호수 2015.07.27 259
842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11 259
841 새들도 방황을 강민경 2016.08.24 257
840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56
839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5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