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9 21:32

천기누설 / 성백군

조회 수 1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천기누설 / 성백군

 

 

8월 폭염에

호수 한 바퀴 돌기가 쉽지 않다

어림잡아도 2마일은 될 것 같다

 

저기, 저 전망 환한 곳에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땡볕 아래 의자에는

아무도 없다

몇 달 전만 해도

춥다고 햇볕만 찾아다니며 우대하더니

어느새 그늘이 없다고 저를 외면한다며

의자 등받이가 화상도 마다하지 않고

반짝반짝 햇볕을 씻어내느라 바쁘다

 

그러니까

함부로 나서지 말란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먹히는 때가 있고, 막히는 곳이 있는데

요즘 세상사는 점점 이편저편으로만 만들어 놓고는

무조건 제 편 들기만을 바라니

 

마침내

땡볕 의자의 천기누설이다

저를 비난히지 말고 더 이상 계산도 하지 말고

저쪽, 그늘 밑 의자로 가서 푹 쉬시란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09
42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160
»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177
40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53
39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264
38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63
37 가을 입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26 139
36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27
35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34
34 가을 산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7 165
33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24 192
32 갈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31 112
31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158
30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39
29 단풍잎 꼬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1 116
28 가을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28 181
27 광야(廣野)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05 171
26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179
25 단풍 낙엽 – 2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9 173
24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26 76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