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71
1342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강민경 2014.10.17 308
1341 가을비 성백군 2014.10.24 174
1340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69
1339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182
1338 수필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김우영 2014.11.09 576
1337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302
1336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80
1335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13
1334 수필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김우영 2014.11.23 308
1333 촛불 강민경 2014.12.01 176
1332 일상은 아름다워 성백군 2014.12.01 128
1331 별 하나 받았다고 강민경 2014.12.07 332
1330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283
1329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76
1328 수필 김우영의 "세상 이야기" (1)생즉사 사즉생( 生卽死 死卽生) 김우영 2015.01.12 426
1327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84
1326 언덕 위에 두 나무 강민경 2015.01.25 279
1325 비빔밥 2 성백군 2015.02.25 229
1324 분수대에서 성백군 2015.02.25 192
Board Pagination Prev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