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 성백군
                                                                                                


산길 양 가에
초롱꽃 주렁주렁

“아직 안 피었나, 어디 보자” 하였더니
“대낮에 초롱이 불 켜는 것 봤니?”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라” 하며
꽃잎 꼭 다물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설레발을 치는데

성질 급한 꿀벌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꽃봉오리 궁둥이를 물어뜯어 구멍을 내고는
주둥이를 들이밀고
쭉쭉
충매(蟲媒)*는 안 하고 꿀만 빼먹는다

“저놈 좀 봐, 도둑이 따로 없네!” 하다가
방관하며 못 말리는 나도 한 패거리가 아닌가 싶어
머쓱 하는데
중천에 해, 알고도 모르는 채 씨익 웃는다

어느새 볕에 그을리는
내 얼굴
빨갛게, 부끄럽다 못해 까맣게 탔네

   *충매(蟲媒) : 곤충이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생식 작용을 도우는 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23 수필 김우영 작가의 에세이/ 이 눔들이 대통령을 몰라보고 김우영 2013.10.20 528
822 방파제 안 물고기 성백군 2013.10.17 296
821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강민경 2013.10.17 325
820 수필 아침은 김사비나 2013.10.15 297
819 그가 남긴 참말은 강민경 2013.10.11 298
818 바람난 가뭄 성백군 2013.10.11 217
817 원 ․ 고 ․ 모 ․ 집 김우영 2013.10.10 302
816 김우영 작가의 거대한 자유 물결 현장, 미국, 캐나다 여행기 김우영 2013.10.03 710
815 눈물의 배경 강민경 2013.09.29 258
814 바람의 독후감 성백군 2013.09.21 264
813 파도소리 강민경 2013.09.10 162
812 마음의 수평 성백군 2013.08.31 113
811 잠 자는 여름 file 윤혜석 2013.08.23 191
810 바다에의 초대 file 윤혜석 2013.08.23 213
809 8월의 나비와 저녁노을이 강민경 2013.08.22 250
808 구자애의 시 백남규 2013.08.22 315
807 이슬의 눈 강민경 2013.08.01 281
»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성백군 2013.07.29 250
805 채마밭 빈집 성백군 2013.07.29 262
804 우리의 상황들 savinakim 2013.07.29 267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