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7 15:34

담 안의 사과

조회 수 255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담 안의 사과 /  강민경


포스터시*
동네 길을 지나노라면
집집의 담장 안에 열린
오랜지, 레몬 같은 과일이 늘 풍성하다

그중에 초록 잎 사이사이 들추고
반짝이는 빨간 얼굴의 사과
특유의 싱그러운 향은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내 것이었다면
딴생각 없이 쓱쓱 옷깃에 문질러
한 입 베어 먹었을 텐데
담이 금을 그어 놓고
서로 움츠리게 한다

새삼스럽게
네 것 내 것 없이 나눠 먹던 시절의
이웃이 그립다
벽 한 칸 사이를 두고 살며, 누가 누군지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 암울하게 다가온다

서로서로 존중하고, 위로해 주는
정 넘치는 세상이 언제였는지!
그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리는 내 생각을 아는지!
저 사과 부끄러움 타는지
내 마음 더욱 붉다.



*포스터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해 있는 “시” 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8 초승달이 바다 위에 강민경 2014.01.04 388
957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07
» 담 안의 사과 강민경 2014.01.17 255
955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28
954 2월 이일영 2014.02.21 151
953 낙엽 한 잎 성백군 2014.01.24 201
952 강설(降雪) 성백군 2014.01.24 158
951 문자 보내기 강민경 2014.02.03 348
950 겨울 홍시 강민경 2014.02.08 322
949 몽돌과 파도 성백군 2014.02.22 372
948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66
947 낙원동에서 강민경 2014.02.23 233
946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31
945 길동무 성백군 2014.03.15 192
944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56
943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188
942 봄 날 이일영 2014.03.21 178
941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192
940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이승욱 2014.03.26 660
939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18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