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3 12:52

잘 박힌 못

조회 수 3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11
937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36
936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277
935 난산 강민경 2014.04.17 300
934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69
933 부활 성백군 2014.04.23 252
932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28
931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56
930 세월호 사건 개요 성백군 2014.05.12 444
929 백화 savinakim 2014.05.13 291
928 어머니의 향기 강민경 2014.05.13 229
927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46
926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60
925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4
924 6월의 창 강민경 2014.06.08 245
923 오월의 아카사아 성백군 2014.06.08 314
922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82
921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68
920 오디 상자 앞에서 강민경 2014.06.15 364
919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4.06.22 40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