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22 09:51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조회 수 26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의 각도
                               강민경

딸 출산일이 늦어짐을 따라
혼자 먹는 밥상머리에서 주춤거릴 그이에게 가는
그리움의 각도가 있습니다

한여름 펄펄 끓는 신열 같은
꽁꽁 얼어붙은 동장군 같은, 변덕쟁이들
각자의 수평을 주장하는 틈으로
기척 없이 배어든 자아의 조용함으로
제 목소리 낮출 줄 모르는 바닷물의 소리로
다가오고, 다가가는, 길고도 짧아 뵈는
차이이지요, 마음 상하면

아이고 저 꼴통 어디에 쓸고 라며, 탄식하는
내 안에 푸념들을 순식간에 아주 순간적으로
날려 보내는, 사실은
든든한 서로의 주장, 그에게만 통하는
나에게만 더 무거워 뵈는
사랑이란 이름의 멍에입니다

어찌어찌 사랑을 알았을 때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누구지요, 라고
반문하면 ‘그걸 알아 뭘 하려고’ 버럭 화난 것처럼
속을 뒤집어 보이지 않는, 어디에도 나는 없지만
우리가 오늘은 왜, 딸 앞으로 뒤로 내달리며
서로의 음성을 더듬고 있는지!
혼자서 받은 밥상만이 깨우쳐 주는 깊디 깊은
믿음의 소산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8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11
937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36
936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277
935 난산 강민경 2014.04.17 300
» 그리움의 각도/강민경 강민경 2014.04.22 269
933 부활 성백군 2014.04.23 253
932 반쪽 사과 강민경 2014.04.27 328
931 창살 없는 감옥이다 강민경 2014.05.05 256
930 세월호 사건 개요 성백군 2014.05.12 444
929 백화 savinakim 2014.05.13 291
928 어머니의 향기 강민경 2014.05.13 229
927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46
926 손안의 세상 성백군 2014.05.23 260
925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2014.05.25 204
924 6월의 창 강민경 2014.06.08 245
923 오월의 아카사아 성백군 2014.06.08 314
922 감나무 같은 사람 김사빈 2014.06.14 282
921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68
920 오디 상자 앞에서 강민경 2014.06.15 364
919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4.06.22 40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