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어둠을 밀어내며
자욱한 안개비가 앞산에서 내려옵니다
이제는 괜찮다고 어서 일어나라고
새벽을 두드립니다
십일 층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눈앞 고개 숙인 가로수들은
감사 기도드리는지 정물인 듯 조용하고
멀리 다이야몬드 헤드 산기슭 따라 돌아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숲 속을 빠져나와
죽을힘을 다해 졸음에 겨운 내 눈꺼풀을 꼬집습니다
아침입니다. 바람 재우고 비 쫓아내고
먼 산 산마루 넘어오는 저 붉은 해
지난밤 허리케인 “아나” 가 온다고
슈퍼마다 생필품이 동이 났다는 인간사 야단법석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도 시침을 떼는지
말 한마디 않고 환한 빛만 쏟아냅니다
새날이 왔다고
출근길 서두르는 사람들
어제가 언제 있었냐는 듯
도로는 여전히 러시아워로 붐비고, 자동차 기적은
승리를 구가하는 나팔소리 같습니다
636 - 10222014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898 | 시 | 시간은 내 연인 | 강민경 | 2014.09.14 | 187 |
| 897 | 시 | 종신(終身) | 성백군 | 2014.09.22 | 247 |
| 896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41 |
| 895 | 시 |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 2014.10.01 | 176 |
| 894 | 시 | 그늘의 탈출 | 강민경 | 2014.10.04 | 191 |
| 893 | 시 | 가을 밤송이 | 성백군 | 2014.10.10 | 301 |
| 892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71 |
| 891 | 시 |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 강민경 | 2014.10.17 | 308 |
| 890 | 시 | 가을비 | 성백군 | 2014.10.24 | 174 |
| 889 | 시 | 숙면(熟眠) | 강민경 | 2014.11.04 | 169 |
| 888 | 시 |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 2014.11.07 | 182 |
| 887 | 시 | 얼룩의 소리 | 강민경 | 2014.11.10 | 302 |
| 886 | 시 | 어둠 속 날선 빛 | 성백군 | 2014.11.14 | 180 |
| 885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213 |
| 884 | 시 | 촛불 | 강민경 | 2014.12.01 | 175 |
| » | 시 | 일상은 아름다워 | 성백군 | 2014.12.01 | 128 |
| 882 | 시 | 별 하나 받았다고 | 강민경 | 2014.12.07 | 332 |
| 881 | 시 | 12월의 결단 | 강민경 | 2014.12.16 | 283 |
| 880 | 시 | 담쟁이에 길을 묻다 | 성백군 | 2014.12.30 | 276 |
| 879 | 시 | 슬픈 인심 | 성백군 | 2015.01.22 | 18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