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4 05:40

칡덩쿨과 참나무

조회 수 260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하는 참나무
밑둥부터 감아돌며 타고오르는 칡덩쿨
나무는 힘든다고 털어내려 손사례치고
덩쿨은 동행하자며 한사코 앙탈을 부린다

누가 공으로 하늘을 오를 수 있느냐며 짜증을 내어도
못났으니 잘난놈 덕보자며 안하무인이다

서로가 어루고 달래며 샘하는 싸움에
지나가던 하루해가 햇볕을 펴고앉아 재판을 하다가
그놈이 그놈인데 한몸에 붙어서 싸움질 해대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고 떠나버리자

그늘진 참나무는 불어오는 바람에 실없이 꺾기우더니
덩쿨을 의지하여 간신히 버티고
덕보자고 달라붙던 칡덩쿨은
혹 때려다 혹 붙혔다며 징징거린다

그때서야, 산골작 흐르는 개울물이 소리소리 지르며
그런게 삶이라고 사이좋게 지내라는데
칡덩쿨과 참나무는 뒤엉기다 계곡에 빠져서
사랑을 하는지 싸움을 하는지, 골마다 어둠이 들석거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1 오래 생각하는 이순신 서 량 2005.11.14 241
2120 네가 올까 유성룡 2006.03.28 214
2119 4월의 하늘가 유성룡 2006.03.28 220
2118 내 사월은 김사빈 2006.04.04 183
2117 유성룡 2006.03.28 274
2116 향기에게 유성룡 2005.11.21 128
2115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2005.11.23 170
»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60
2113 자화상(自畵像) 유성룡 2005.11.24 191
2112 옛날에 금잔디 서 량 2005.11.26 513
2111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2005.11.26 415
2110 하소연 유성룡 2005.11.27 179
2109 고주孤舟 유성룡 2006.03.12 118
2108 시파(柴把)를 던진다 유성룡 2006.03.12 246
2107 그때 그렇게떠나 유성룡 2006.03.11 153
2106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189
2105 준비 김사빈 2005.12.05 258
2104 품위 유지비 김사빈 2005.12.05 606
2103 신 내리는 날 성백군 2005.12.07 205
2102 12 월 강민경 2005.12.10 184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