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22 22:59

Indian Hill

조회 수 252 추천 수 2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Indian Hill

시월의 가을이 다 떨어져 가는 자그마한 벤치 위에서
답답한 책 몇 권을 베고는 누워
뭉게진 구름 너머론 하아얀 이마를 드러낸 Baldy가
가늠할 수 없는 간 밤의 시간들을 헤집고 달려온 무겁던 정적이
하늘보다 낮게 물진 가을 끝에서 대롱이는 저기 구름 아래로부터
여기까지 그 차가움마냥 징하다.
미련스러우리만큼 널찍한 Angel Forest의 자락에서도
불뚝불뚝 불만스러우리만큼 뻔한 고개를 쳐들고 선
저 높은 언덕에서와 마찬가지로
자그마한 의자에 기대어 누운 자리도 불만스럽기는 매한가지
고향 없이 떠돌다 내 저지른 마당엔
Indian Hill의 굵직한 아름들이 나무모양 버팅겨온
팔뚝만한 가슴이 메이는 건 누구에게도 마찬가지
답답한 가슴을 맴도는 시원찮은 어미의 성가신 사투리가
더부룩한 체기 위로 걸터앉아 무당 발 만한 굿거리에 목이 탄다
날이 새도록 조아리며 빌고 빌어도 살이 엉켜 풀어지지 않는 전분가루처럼
덩덩덩덕쿵 칼차고 널뛰는 미친년 개 거품이 물컹 베어나올 때 까진
두 눈깔이 멀쩡해 눈물은커녕 악에 받친 악다구만이 오히려 시퍼렇다
저기 산너머 있을 또 다른 산을 넘어보지도 못하고
이 아래 낮은 자락에서 편안타 눕지도 못한 체 오래 전 상여처럼 지나간
수많은 주검이 그리워 사물들이 소리내어 ..... 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4 인간의 성격은 자기의 운명이다 황숙진 2007.11.01 545
183 하얀 꽃밭 김사빈 2009.03.12 545
182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나은 2008.08.26 546
181 저 붉은 빛 강민경 2009.05.03 547
180 동학사 기행/이광우 김학 2005.02.01 548
179 사랑스러운 우리 두꺼비 file 최미자 2008.09.10 549
178 시조 바람의 머리카락-홍성란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550
177 기타 세계에서 한국어가 제일 좋아요 김우영 2014.05.19 552
176 미지의 독자에게 올리는 편지 이승하 2011.08.23 554
175 우리말 애용론 김우영 2011.04.20 556
174 시적 사유와 초월 손홍집 2006.04.08 557
173 암 (癌) 박성춘 2009.06.23 557
172 기타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강창오 2016.05.28 559
171 언어의 그림 그리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1) 박영호 2008.11.12 560
170 흙으로 사람을 - out of earth 박성춘 2011.03.23 561
169 김우영 작가의 명품시리즈 '언니의 명품' 김우영 2012.02.11 561
168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62
167 지금 가장 추운 그곳에서 떨고 있는 그대여 이승하 2008.02.08 563
166 영혼을 담은 글 이승하 2004.08.31 564
165 아들의 첫 출근/김재훈 김학 2005.02.03 564
Board Pagination Prev 1 ...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