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보다 몇 십배
더 샛노란 산수유가
뼈만 남은 가지를 올라타고
아까부터 꼼작달싹도 안 하고 있다가
내가 눈을 두 번쯤 깜박이는 틈을 타서
얼른 몸을 움직이는 걸 보았다
배경에 엉거주춤 서 있던
키가 큰 소나무 서너 그루도
이때가 때다! 하며 봄바람을 만진다
나는 시야가 뭉클해지면서
원근법이 엉망이 된다
개나리보다 몇 백배 더 단단한
작고 귀여운 뿔들이 샛노랗게 솟아
너무나 부끄러운 산수유 얼굴만 빼놓고
머쓱해 하는 산봉오리 몇몇이며 들판이며
내가 여태껏 애타게 기다린 봄도
초점이 다 흐리멍덩해지는 걸 보았다
© 서 량 2005.03.26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1 | 시조 | 코로나 19 -아침 햇살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9.05 | 72 |
180 | 시조 | 낙장落張 / 천숙녀 2 | 독도시인 | 2022.02.06 | 72 |
179 | 시조 | 길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08 | 72 |
178 | 시조 | 원앙금鴛鴦衾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11 | 71 |
177 | 시 | 청춘은 아직도 | 강민경 | 2019.08.06 | 71 |
176 | 시 | 나그네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9.14 | 71 |
175 | 시 | 별처럼-곽상희 1 | 곽상희 | 2021.02.26 | 71 |
174 | 시조 | 세상世上이 그대 발아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14 | 71 |
173 | 시 | Prayer ( 기 도 ) / 헤속목 1 | 헤속목 | 2021.07.27 | 71 |
172 | 시조 | 시詩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12 | 71 |
171 | 시 | 지음 1 | 유진왕 | 2021.08.09 | 71 |
170 | 시조 | 코로나 19 –또 하나의 거울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9.06 | 71 |
169 | 시 | 이국의 추석 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22 | 71 |
168 | 시조 | 유년시절幼年時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1.08 | 71 |
167 | 시 | 럭키 페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09 | 70 |
166 | 시조 | 뒤안길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18 | 70 |
165 | 시조 | 아득히 먼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04 | 70 |
164 | 시 | 아스팔트 포장도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1.29 | 70 |
163 | 시 | 밑거름 | 강민경 | 2020.05.15 | 69 |
162 | 시 |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 泌縡 | 2020.07.15 | 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