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1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1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03 195
2240 황홀한 춤 하늘호수 2016.02.29 169
2239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11 214
2238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43
2237 황혼길 새 울음소리 성백군 2013.04.23 333
2236 황혼 결혼식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01 355
2235 황토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19 83
2234 황선만 작가 7번째 수필집 팬 사인회l 김우영 2012.05.12 422
2233 시조 환한 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24 64
2232 시조 환절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03 99
2231 환생 강민경 2015.11.21 192
2230 화장하는 새 강민경 2016.06.18 317
2229 화장 하던날 1 young kim 2021.02.11 176
2228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임영준 뉴요커 2005.07.27 288
2227 화려한 빈터 강민경 2016.09.07 235
2226 화가 뭉크와 함께 이승하 2006.02.18 2300
2225 화 선 지 천일칠 2005.01.20 454
2224 홍시-2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30 18
2223 홀로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6 130
2222 기타 혼혈아 급우였던 신복ㄷ 강창오 2016.08.27 42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