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4 17:26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조회 수 17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나이 많아

세상 걷기가 힘들어

가을 들길에 나를 내려놓았습니다

 

부자로 살지는 못했지만

굶지는 않았고

힘은 들었지만, 철이 없어

그것이 고생인 줄 몰랐습니다

 

억새, 갈대, 고추잠자리,

작은 새, 빨간 나무 열매, 털 달린 홀씨,

하나님의 뜰에서 뿌리를 내렸으니

한 생을 잘 살았다고

다들, 나름대로 아름답게 익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짐은 가볍습니다

내가 개미처럼 작아져서

낭떠러지에서 떨어져도 상처 입지 않습니다

낯설면서도 친근하고

쓸쓸하면서도 포근한 이길

 

노년에

풍경 속에 든 작은 나를 짚어보며

더 작아지려고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1. No Image 02Jan
    by 하늘호수
    2024/01/02 by 하늘호수
    in
    Views 30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2. 2024년을 맞이하며

  3. No Image 26Dec
    by 하늘호수
    2023/12/26 by 하늘호수
    in
    Views 66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4. 단풍 낙엽 – 2 / 성백군

  5. 물속 풍경 / 성백군

  6. 광야(廣野) / 성백군

  7. 가을 빗방울 / 성백군

  8. 단풍잎 꼬지 / 성백군

  9. 늙은 등 / 성백군

  10.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11. 갈잎 / 성백군

  12. 풍경 속에 든 나 / 성백군

  13. 가을 산책 / 성백군

  14.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15.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16. 가을 입구 / 성백군

  17. 가을, 잠자리 / 성백군

  18. 얌체 기도 / 성백군

  19. 정독, 인생길 / 성백군

  20. 천기누설 / 성백군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