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시인과 어제 무슨 말을 하다가
세상에 참. 말도 안 되는 말만 살살 골라
하는 짓거리가 시라는 말을 하고 나서
자기가 한말에 스스로 놀라서 좀 킥킥댔어요
말이 안 되는 말, 생각이 안 되는 생각
또 있어요, 느낌이 될 수 없는 느낌 같은 것들이
이른 봄 산수유를 보니까 자꾸 솟는 거에요
오늘 새벽에도 말이 안 되는 이상한 꿈을 꾸고
이게 어찌된 거지? 하며 놀라 일어나서
아, 시가 꿈 같은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덜컥 들었어요
사라지는 실존의 산수유도
카메라 렌즈에 잡혀 끝이 없어진 산수유도
금방 꾼 꿈처럼 말이 안 된다는 느낌인 거에요
산수유들이 내 시 속에서 꼼지락대며 자면서
내 짧은 실력으로는 전혀 알아낼 수 없는
자기네들만의 꿈을 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난 다음에
머리를 잘 정리하고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추운 봄날 산수유들이 정말로 몸을 콱콱 비틀면서
관자놀이가 시뻘개지도록 춤을 추고 있는 거에요
© 서 량 2005.04.01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03 | 시조 | 코로나19 -젖은 목숨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8.09 | 57 |
2202 | 시조 | 이 가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16 | 57 |
2201 | 시조 | 지우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20 | 57 |
2200 | 시 | 함께하고 싶다!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19.12.20 | 58 |
2199 | 시조 | 옛집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01 | 58 |
2198 | 시조 | 느티나무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21 | 58 |
2197 | 시조 | 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11 | 59 |
2196 | 시조 | 3월의 노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12 | 59 |
2195 | 시조 | 나팔꽃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10.10 | 59 |
2194 | 시조 | 열림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7.11 | 59 |
2193 | 시 | 콜퍼스 크리스티 1 | 유진왕 | 2021.08.10 | 59 |
2192 | 시조 | 코로나 19 – 달맞이 꽃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9.26 | 59 |
2191 | 시 | 조상님이 물려주신 운명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1.09.28 | 59 |
2190 | 시 |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 강민경 | 2019.05.04 | 60 |
2189 | 시 | 파도의 고충(苦衷)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1.27 | 60 |
2188 | 시조 | 내 시詩는 -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08 | 60 |
2187 | 시조 | 코로나 19 – 그루터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8.30 | 61 |
2186 | 시 | 운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25 | 61 |
2185 | 시조 | 등나무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30 | 61 |
2184 | 시 | 볏 뜯긴 수탉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3.23 | 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