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13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겨울 나무는
벌거벗은 사람이다

내 서재 밖에서 혼자서만
땅과 45도 각도로 뾰족하게
꼼짝달싹하지 않고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수직으로 뻗은 다른 나무들 허리를
슬쩍 가로 지른다
다른 나무들이 이구동성으로
“이 놈이 왜 이래?” 한다

그 겨울 나무는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사람이다
말도 못하고
모순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피부가 거무티티하고
키만 형편없이 큰 사람이다
땅과 45도 각도로 기울어진 채
허리가 삐딱하게 휘어져도 아픈 줄 모르고
내가 죽고 난 다음에도 그냥 그대로 서 있을,
늦은 오후 비라도 죽죽 내리는 날에는
남 몰래 엉엉 울고 있는 사람이다

© 서 량 2005.02.17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3 물웅덩이에 동전이 강민경 2018.04.19 234
1002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15
1001 물속, 불기둥 하늘호수 2016.07.05 206
1000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179
999 시조 물소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9 133
998 시조 물소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5 166
997 시조 물봉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09 54
996 물레방아 강민경 2006.07.22 431
995 물냉면 3 file 유진왕 2021.08.05 99
994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26 140
993 물구멍 강민경 2018.06.17 342
992 물구나무서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22 96
991 물고기의 외길 삶 강민경 2017.08.03 164
990 물거울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7.13 121
989 물(水) 성백군 2006.04.05 164
988 물 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25 168
987 물 위에 뜬 잠 이월란 2008.04.09 299
986 묻지도 말고 쭉- - 나마스테 관리자 2004.07.24 526
985 시조 묻어야지 씨앗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8 95
984 문학-갈잎의 노래 하늘호수 2020.03.17 125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