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12:36

바다의 눈

조회 수 16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다의 눈/강민경

 

등대는 바다의 눈

좋은 날이나 궂은 날

변함 없이 출렁이는 순풍이,

광풍으로 돌변 할지 모르는 변덕이 잦아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사잇길만

따라가다가, 길을 잃고 당황했던

이민 초기의 나를 돌아봅니다

 

광풍에 어쩌면 행복해 할 바다의 변덕을

검은 구름이 미친 바람 들이대는 어둠

뜻 모를 하늘의 고함을 듣는 공포의 밤 내내

제 몸의 심지 다 태운 빛으로 어둠 지워

길을 튼 나의 외곬 사랑에도 좋은

바다의 눈, 등대가 되었던 어젯밤을 기억하는

머릿속, 더없이 맑고 상쾌합니다

 

가슴 쿵 내려앉는 어둠을 식별하고 달래어

바다를 다독일 줄 아는 지혜로 우뚝 솟아오른

바다의 눈, 아렸을 때부터 그 눈을 사모하였던

나는, 등대를 앞세워 빛 가운데로 들앉았습니다

누구는 핏속에서 푸르른 혈 죽을 피웠다는데

나는 내 핏속에서 무엇을 피워 낼 것인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예측 불가한

바다의 풍랑 앞, 세상 변덕에 풀 죽은 내 어깨가

바다의 눈, 등대를 대하면서 소심할수록

더 심하게 흔들리는 가정들을 다 돌아서게 한

거센 세상 두려움투성이에

어혈의 어제는 아득하고  

그이에게 아이들에게 등대였던

어머니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오늘을 내일 일에

낭비할 수 없는 하루살이 수명이라도

지켜 내려는 파도와의 싸움은 틀림없는

예측 불허를 앞세운 바다의 눈으로

물 위에 세상임을 가르쳐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의 정당성을 들이댑니다

바다의 눈 파도는 하늘을 나는 내 숨소리이고 등대였으니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3 가을 눈빛은 채영선 2015.09.08 164
1002 물고기의 외길 삶 강민경 2017.08.03 164
1001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14 164
1000 넝쿨 선인장/강민경 강민경 2019.06.18 164
999 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9 164
998 수국 file 김은경시인 2020.11.19 164
997 시조 몽돌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07 164
996 꽃씨 이월란 2008.03.11 163
995 봄의 가십(gossip) 이월란 2008.03.17 163
994 희망은 있다 강민경 2012.12.26 163
993 겨울 素描 son,yongsang 2015.12.24 163
992 그리움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9.08 163
991 심야 통성기도 하늘호수 2017.09.28 163
990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63
989 복이 다 복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2 163
988 사랑(愛)…, 사랑(思)으로 사랑(燒)에…사랑(覺)하고….사랑(慕)한다……(1) 작은나무 2019.04.07 163
987 아내의 품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5.26 163
986 시조 깨어나라,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8 163
985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163
984 바람의 생명 성백군 2008.09.23 162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