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이 월란





염치없이 하늘이 된 것들을 알고 있다
기댈 곳 없어 어린 모가지를 꼿꼿이 세웠던 유년의 적막한 고립이
연기처럼 꿈틀꿈틀 올라가
내 여윈 심상 위에 하늘이 된 것임을

베갯잎 소리 없이 적시던
아름아름 고독을 핥아내던 어미의 귓불 적시던 눈물
밥상 머리에 안개방울처럼 떠다니던
그녀의 한숨조차 하늘이 된 것임을

내 앞에 열리는 문 없건만
내 등 뒤에서 닫히기만 하던 공항의 자동문
함량미달의 하늘이 되어 늘 닫히고만 있다는 것을

나를 내려놓고 휑하니 가버리던
그 자동차의 번호판이 아라비아 숫자로 둥둥 떠다니다
환절에 앙상해지는 가지마다 걸려
두둥실 적막강산의 낙하산으로 떠가고 있음을

먹구름으로, 하늬바람으로, 고추잠자리로 굿을 빼고
그래서 현관 앞 펜지꽃이 바르르 떨리기만 해도
자주와 노랑과 흰빛들로 칠해져 반가사유로 떠있음을

갈잎으로 날아가 나비처럼 하늘에 박히는 시선이 되는 것임을
못난 심성 위에 우두커니 떠 있는
오늘도 염치 없이 바라봐야 하는
저 야마리 없는 하늘이 되고 만 것임을

역방향으로 투신해버린
저 환장할 것들의 하늘거림을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01 복이 다 복이 아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2 162
1000 사랑(愛)…, 사랑(思)으로 사랑(燒)에…사랑(覺)하고….사랑(慕)한다……(1) 작은나무 2019.04.07 162
999 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9 162
998 어쨌든 봄날은 간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6 162
997 시조 깨어나라,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8 162
996 세상을 열기엔- 손홍집 2006.04.09 161
995 광녀(狂女) 이월란 2008.02.26 161
994 바람의 생명 성백군 2008.09.23 161
993 진짜 촛불 강민경 2014.08.11 161
992 갈잎의 잔소리 하늘호수 2016.11.01 161
991 분수대에서 성백군 2015.02.25 161
990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61
989 바다의 눈 강민경 2019.08.30 161
988 시조 위로慰勞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2 161
987 저녁별 이월란 2008.03.25 160
986 틈(1) 강민경 2015.12.19 160
985 밤바다 2 하늘호수 2017.09.23 160
984 심야 통성기도 하늘호수 2017.09.28 160
983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160
982 시선 유성룡 2007.06.05 159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