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1.31 06:17

봄 볕

조회 수 276 추천 수 1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봄 볕


볕으로 나와 선 병아리처럼
노오란 색실로 가지런히 엮은 처마 밑에선
봄날이 기지개를 펴느라 한창이다
텁텁한 이불 속에서 가득이나 웅크리던 온기가 끝내 아쉬워
창 너머 슬그머니 고개를 들이미는 아침상에서 도리어
호기심이 민망하기만 하다
도무지 회신이 없을 것 같던 메일 통에 쌓여진 수북한 답장 속에
그리움도 함께 떠내 보내 줄 청구서가 있을까
간단한 사인 하나만으로 payoff 될 수 없는 실연처럼
계속해서 반송되어 오는 수취인불명의 수화물들을 뒤지느라
온통 방안은 엉망이 되어간다
그렇게 시작한 추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어느 새 담 하나 사이로 이렇게까지 부쩍 자라난 아침 햇살꼬리가
따스한 줄 모르고 지낼 줄이야
그 담 하나 사이로 낮 병아리처럼 졸다가 가버린 햇살이
그어놓은 촘촘한 노크자국모양 난 손금을 보고서야
아 그렇구나!
차가움을 털고 일어설 솜털같은 바람이 불어오는구나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3 사막은 살아있다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4.25 149
982 사막의 돌산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30 95
981 사망보고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1 162
980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07
979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04 116
978 사목(死木)에는 성백군 2009.06.19 602
977 사생아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12 174
976 사서 고생이라는데 강민경 2019.01.14 91
975 사월 향기에 대한 기억 강민경 2016.04.30 243
974 시조 사월과 오월 사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1 100
973 사유(事由) 이월란 2008.02.24 89
972 사이클론(cyclone) 이월란 2008.05.06 158
971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48
970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490
969 산(山) 속(中) 천일칠 2005.04.04 258
968 산국화 유성룡 2007.11.14 258
967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06
966 산그늘 정용진 시인 정용진 2019.07.01 68
965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63
964 산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3.19 190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