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30 18:06

뭘 모르는 대나무

조회 수 1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뭘 모르는 대나무/강민경

 

 

아침 햇빛 곱게 비추는 산언저리

바위틈새에 태어나

외길만 고집하는 대나무를 보며

왠지 가슴이 답답하고 멍청합니다

 

종점(終點)에서 시점(時點)으로

시점(時點)에서 종점(終點)에 이를 동안

몸 안의 세포 사이사이로 흐르는

외줄기 짙푸른 혈관을 부러워하는

나무들, 풀들, 그리고 나,

차진 흙 속에 뿌리내리고 살면서도

폭풍이 몰아칠 때면 쓰러지거나

꺾이지 않으려고 납작 엎드려

파랗고 붉은 말 수런거리는 일

, 두 해가 아닌데

 

긴 세월 하루같이 외길만 고집하는

, 뭘 모르는 키 큰 대나무가

세상 물정 모르는 나 같아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들어야 할지! 외면하는

내 무릎 관절이 시큰시큰 저려옵니다

 

몸 밖에 단단한 마디

한 걸음 한걸음 놓을 때마다

몸 안을 비우며 흘렸던, 아니 흐르는

피땀에 외길만 보이는 까닭입니다

 


  1. 우린 서로의 수호천사

  2. 여인은 실 끊어진 연이다 / 성백군

  3. 뭘 모르는 대나무

  4.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9

  5. 바람의 독후감

  6. 고무풍선 / 성백군

  7. 바위가 듣고 싶어서

  8. ‘세대공감‘ 1-3위, 그 다음은? -손용상

  9. 풍성한 불경기

  10. 초고속 사랑 / 성백군

  11. 누구를 닮았기에/강민경

  12. 분수대가 나에게/강민경

  13. 무명 꽃/성백군

  14.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15. 복숭아꽃/정용진

  16. 바람의 필법/강민경

  17. 당신의 소신대로

  18. 날 붙들어? 어쩌라고?

  19. 나비의 변명 / 성백군

  20. 초록만발/유봉희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