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7 16:16

10월의 제단(祭檀)

조회 수 179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0월의 제단(祭檀) / 성백군


10월 숲이
단풍 들었네요
올 한 해 잘 살았다고
울긋불긋 고운 옷 입었네요

언덕 위 거친 억새도
세월에 길들어 하얗게 철이 들고
힘 자랑하던 땡감도 부끄러움을 알았는지
성긴 잎 사이로 얼굴을 붉히고
사나운 밤송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벌린 입 다물지도 못하고,
그러다가는 이빨 다 빠지고 합죽이가 되겠습니다만
상관할 일은 아니지요
차려놓은 밥상 먹기도 전에 내 갈까 봐
제 밥 챙기기도 바쁜 달인데

감사할 일입니다
오뉴월 가뭄에 말라죽고
칠팔을 장마에 떠내려가고
이래저래 이 땅에 살기가 쉽지 않은데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축복이지요
열매 맺은 모든 것들은 그 열매가 하찮을지라도
하늘에 드리는 제사, 제단 위의 제물입니다

햇볕은 따사롭고
바람은 상쾌하고, 바람과 햇볕을 의지하여
나는 큰 대자로 땅바닥에 누워
파란 하늘에 떠도는 구름을 헤아립니다
천제는 이렇게 드려야 하는 것처럼
눈을 감아 봅니다

      637 - 10272014




  1. 낙화.2

    Date2015.03.05 Category By정용진 Views200
    Read More
  2. 분수대에서

    Date2015.02.25 Category By성백군 Views161
    Read More
  3. 비빔밥

    Date2015.02.25 Category By성백군 Views218
    Read More
  4. 언덕 위에 두 나무

    Date2015.01.25 Category By강민경 Views275
    Read More
  5. 슬픈 인심

    Date2015.01.22 Category By성백군 Views184
    Read More
  6. 김우영의 "세상 이야기" (1)생즉사 사즉생( 生卽死 死卽生)

    Date2015.01.12 Category수필 By김우영 Views426
    Read More
  7. 담쟁이에 길을 묻다

    Date2014.12.30 Category By성백군 Views275
    Read More
  8. 12월의 결단

    Date2014.12.16 Category By강민경 Views283
    Read More
  9. 별 하나 받았다고

    Date2014.12.07 Category By강민경 Views331
    Read More
  10. 일상은 아름다워

    Date2014.12.01 Category By성백군 Views123
    Read More
  11. 촛불

    Date2014.12.01 Category By강민경 Views173
    Read More
  12. 우리가 문학을 하는 이유

    Date2014.11.23 Category수필 By김우영 Views308
    Read More
  13. 엉뚱한 가족

    Date2014.11.16 Category By강민경 Views199
    Read More
  14. 어둠 속 날선 빛

    Date2014.11.14 Category By성백군 Views178
    Read More
  15. 얼룩의 소리

    Date2014.11.10 Category By강민경 Views292
    Read More
  16. 김우영 작가의 (문화산책]물길 막는 낙엽은 되지 말아야

    Date2014.11.09 Category수필 By김우영 Views576
    Read More
  17. 10월의 제단(祭檀)

    Date2014.11.07 Category By성백군 Views179
    Read More
  18. 숙면(熟眠)

    Date2014.11.04 Category By강민경 Views169
    Read More
  19. 가을비

    Date2014.10.24 Category By성백군 Views174
    Read More
  20.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Date2014.10.17 Category By강민경 Views3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