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03 | 멀리 있어 닿을 수 없어도 | 유성룡 | 2007.06.17 | 244 | |
902 | 먼지 털어내기 | 윤혜석 | 2013.06.21 | 253 | |
901 | 시 |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 泌縡 | 2020.04.01 | 150 |
900 | 시 | 먼저 와 있네 1 | 유진왕 | 2021.07.21 | 63 |
899 | 시조 | 먼저 눕고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26 | 81 |
898 | 시조 | 먼-그리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1.23 | 106 |
897 | 시조 | 먼 그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25 | 165 |
896 | 시조 | 맨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06 | 129 |
895 | 맥주 | 박성춘 | 2010.10.01 | 803 | |
894 | 매지호수의 연가 | 오영근 | 2009.04.25 | 665 | |
893 | 시 | 매실차 1 | 유진왕 | 2021.07.20 | 141 |
892 | 시 |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1.25 | 95 |
891 | 망부석 | 이월란 | 2008.03.19 | 152 | |
890 | 시 |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 유진왕 | 2021.07.28 | 90 |
889 | 시 | 맛 없는 말 | 강민경 | 2014.06.26 | 192 |
888 | 시조 | 말의 맛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29 | 103 |
887 | 시조 | 말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4.02 | 172 |
886 | 시조 |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1.25 | 70 |
885 | 시조 |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09 | 92 |
884 | 기타 |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 강창오 | 2016.05.28 | 5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