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물고 나는 새들/ 강민경
해가 너무 맑아
저절로 상이 구겨지는
아침
이런 내가 맘에 걸렸는가!
새 한 마리
배란다 창살에 앉아 짹짹 짹짹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나 왔어요. 반갑지요. 제 할 말만 하고
대답도 하기 전에 꽁지 빠지게
해를 물고 달아난다
뉘 집 내 집 모두
벽 한 칸 사이 두고 살면서
나만 편하면 그만이라고
어쩌다 마주치는 시선도 피하는
요즘 인심을 잊게 해준 네가
아주 반가워 네 뒤를 따라간다
아득하지만, 푸른 하늘을 보고
멀리서 눈 맞춰 오는
푸른 산 숲에 가려 반쯤 보이는
집안을 궁금해하는데
맑은 햇살 어느새 어깨를 감싸며
서두르면 너도, 저 새의
햇살을 안고 날 수 있다고 부추긴다
시
2014.07.02 10:31
해를 물고 가는 새들
조회 수 209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03 | 멀리 있어 닿을 수 없어도 | 유성룡 | 2007.06.17 | 244 | |
902 | 먼지 털어내기 | 윤혜석 | 2013.06.21 | 253 | |
901 | 시 | 먼저와 기다리고 있네! - 김원각 1 | 泌縡 | 2020.04.01 | 150 |
900 | 시 | 먼저 와 있네 1 | 유진왕 | 2021.07.21 | 63 |
899 | 시조 | 먼저 눕고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26 | 81 |
898 | 시조 | 먼-그리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1.23 | 106 |
897 | 시조 | 먼 그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25 | 165 |
896 | 시조 | 맨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06 | 129 |
895 | 맥주 | 박성춘 | 2010.10.01 | 803 | |
894 | 매지호수의 연가 | 오영근 | 2009.04.25 | 665 | |
893 | 시 | 매실차 1 | 유진왕 | 2021.07.20 | 141 |
892 | 시 | 망할 놈의 성질머리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2.01.25 | 95 |
891 | 망부석 | 이월란 | 2008.03.19 | 152 | |
890 | 시 | 맛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1 | 유진왕 | 2021.07.28 | 90 |
889 | 시 | 맛 없는 말 | 강민경 | 2014.06.26 | 192 |
888 | 시조 | 말의 맛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29 | 103 |
887 | 시조 | 말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4.02 | 172 |
886 | 시조 |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1.25 | 70 |
885 | 시조 | 말리고 싶다, 발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09 | 92 |
884 | 기타 |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 강창오 | 2016.05.28 | 5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