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박힌 못 / 성백군
거울을 앞에 두고
내 머리를 깎는 아내
가위질 따라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러다간
당신 입 삐뚤어진다.’ 하였더니
‘입뿐만 아니라
몸까지 뒤틀린다’고 투덜대며
다음부터는 이발소에 가란다
(잘 박힌 못
헐거워졌다는 신호인데
눈치 없이 말 한마디 잘못해서
전속이발사 잃게 되는 것 아닐까?)
노루발 사다 주면
당신 못 빼내고 새 못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였더니
사십 년 동안 닳아
못대가리 없는 밋밋한 얼굴이 웃는다
서로 박혀서
함께 웃는 주름진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583 – 03022014
*시마을 작가회 2014년 3월 이달의 詩 선정작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83 | 시 | 3시 34분 12초... | 작은나무 | 2019.03.21 | 242 |
882 | 수필 | 인연 | 작은나무 | 2019.03.22 | 128 |
881 | 수필 | 나무 | 작은나무 | 2019.03.24 | 119 |
880 | 시 | 봄,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3.28 | 118 |
879 | 시 | 신(神)의 마음 | 작은나무 | 2019.03.29 | 180 |
878 | 시 | 외눈박이 해와 달/강민경 | 강민경 | 2019.04.01 | 66 |
877 | 시 | 산동네는 별 나라/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4.03 | 116 |
876 | 시 | 복숭아 꽃/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4.04 | 105 |
875 | 시 | 봄/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4.04 | 127 |
874 | 시 | 벚꽃 | 작은나무 | 2019.04.05 | 97 |
873 | 시 | 사랑(愛)…, 사랑(思)으로 사랑(燒)에…사랑(覺)하고….사랑(慕)한다……(1) | 작은나무 | 2019.04.07 | 163 |
872 | 시 | 잡(雜)의 자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4.09 | 133 |
871 | 시 | 듣고 보니 갠찮다 | 강민경 | 2019.04.10 | 217 |
870 | 시 | 부활절 아침에/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4.14 | 82 |
869 | 시 | 한겨울 잘 보냈다고/강민경 | 강민경 | 2019.04.19 | 130 |
868 | 시 | 지팡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4.23 | 125 |
867 | 시 | 사막은 살아있다 정용진 시인 | 정용진 | 2019.04.25 | 149 |
866 | 시 | 그리움 | 강민경 | 2019.04.26 | 314 |
865 | 시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고백(4)- | 작은나무 | 2019.04.27 | 155 |
864 | 시 | 그만 하세요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4.30 | 1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