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7 21:33

방파제 안 물고기

조회 수 297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방파제 안 물고기 / 성백군
                                                                                                


와이키키 비치 방파제 안 물에서
양손에 식빵을 들고
물속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 중년 남자
입가에 둥근 웃음이 파문처럼 번지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작은 물고기들 몇몇 모여들어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재롱을 떠는데, 그놈들
어르기도 전에 수백 마리가 된다.
더러는 손바닥만 한 놈도 있지만 먹는 데는
큰놈 작은놈 체면이 없다. 금방 빈손이 된다. 저러다가
저 남자, 몸뚱이까지 다 뜯어먹히겠다 싶은데
살짝 손바닥으로 손안에 든 물고기 잡아
하늘로 들어 올렸다가 다시 놓아주며
좋아서 ‘하하’ 웃는다.

구경하며 관망하다가
느닷없이 내 입속에 도는 군침
생선회 맛에 길든 내 혓바닥이 흥건한데
생뚱맞게 이는
저 물고기들이 혹 우리의 아이들이 아닐까?
방정맞은 생각
용돈 안 준다고 젊은 자식이 늙은 부모를
팼다는 일전 T.V 뉴스가 떠올라
떼거리로 달려드는 저 물고기들이 무섭다

인제 그만 저 둑을 헐고
물고기들이 바다에 나가 제힘으로
먹이 사냥을 하도록 놓아주었으면 좋겠다
방파제 안에 갇혀 주는 것에만 길들어진 우리 아이들
어른들의 노리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나보고
너도 한 번 해보라고 식빵까지 쥐여주며 끌어드리는데
안 한다고 고개를 흔들었더니
이상 하다며, 세상에 이런 재미있는 놀이가 없는데---,
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1. 풍광

    Date2013.10.24 Category Bysavinakim Views171
    Read More
  2. - 술나라

    Date2013.10.22 Category By김우영 Views294
    Read More
  3. 김우영 작가의 에세이/ 이 눔들이 대통령을 몰라보고

    Date2013.10.20 Category수필 By김우영 Views528
    Read More
  4. 방파제 안 물고기

    Date2013.10.17 Category By성백군 Views297
    Read More
  5. 바람을 붙들 줄 알아야

    Date2013.10.17 Category By강민경 Views326
    Read More
  6. 아침은

    Date2013.10.15 Category수필 By김사비나 Views298
    Read More
  7. 그가 남긴 참말은

    Date2013.10.11 Category By강민경 Views300
    Read More
  8. 바람난 가뭄

    Date2013.10.11 By성백군 Views217
    Read More
  9. 원 ․ 고 ․ 모 ․ 집

    Date2013.10.10 By김우영 Views302
    Read More
  10. 김우영 작가의 거대한 자유 물결 현장, 미국, 캐나다 여행기

    Date2013.10.03 By김우영 Views710
    Read More
  11. 눈물의 배경

    Date2013.09.29 By강민경 Views258
    Read More
  12. 바람의 독후감

    Date2013.09.21 By성백군 Views264
    Read More
  13. 파도소리

    Date2013.09.10 By강민경 Views162
    Read More
  14. 마음의 수평

    Date2013.08.31 By성백군 Views113
    Read More
  15. 잠 자는 여름

    Date2013.08.23 By윤혜석 Views191
    Read More
  16. 바다에의 초대

    Date2013.08.23 By윤혜석 Views213
    Read More
  17. 8월의 나비와 저녁노을이

    Date2013.08.22 By강민경 Views251
    Read More
  18. 구자애의 시

    Date2013.08.22 By백남규 Views315
    Read More
  19. 이슬의 눈

    Date2013.08.01 By강민경 Views282
    Read More
  20.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Date2013.07.29 By성백군 Views25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