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6 04:43

미루나무 잎들이

조회 수 3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창밖, 건물과 건물 사이

바람에 몸을 뒤채며 팔랑거리는

미루나무 잎 반짝이는 모양이

다이아몬드가 뻗어 내는 크고 작은

빛 알갱이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

흐렸다가도 맑고

밝았다가도 금방 흐려지는

우리 인생살이를 생각합니다

 

그냥 내게 주어진 만큼만

흔들었으면 좋겠는데

광야 같은 삶에서 살아남기 위한

어린잎들의 아우성에 고이는 진땀

어떤 이유로도 잉태한

생명은 지켜야 합니다

 

폭풍우든, 실바람이든 기쁨이나 슬픔까지

작은 허물조차

다독여 끌어안도록

세상의 슬기 배우라는 강권은

종종 뇌성벽력 같은 충격으로 부딪치게 되지만

너나 나에게 오히려 보약임을 곧 깨달아

흔드는 바람을 피해 정숙한 삶의 꿈을 꿉니다

 

햇빛 찬란한 아침이 순식간에

검은 구름에 가려져 빗방울 떨구는

변덕에도 흔들림 없이 제 나름대로

희로애락(喜怒哀樂) 다듬는

크고 작은 빛의 미루나무 팔랑거리는 잎들 속에

스민 내 모습 대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1 오래 생각하는 이순신 서 량 2005.11.14 242
2120 네가 올까 유성룡 2006.03.28 214
2119 4월의 하늘가 유성룡 2006.03.28 220
2118 내 사월은 김사빈 2006.04.04 183
2117 유성룡 2006.03.28 274
2116 향기에게 유성룡 2005.11.21 128
2115 고향보감(故鄕寶鑑) 유성룡 2005.11.23 170
2114 칡덩쿨과 참나무 성백군 2005.11.24 260
2113 자화상(自畵像) 유성룡 2005.11.24 191
2112 옛날에 금잔디 서 량 2005.11.26 513
2111 여고행(旅苦行) 유성룡 2005.11.26 415
2110 하소연 유성룡 2005.11.27 179
2109 고주孤舟 유성룡 2006.03.12 118
2108 시파(柴把)를 던진다 유성룡 2006.03.12 247
2107 그때 그렇게떠나 유성룡 2006.03.11 153
2106 12월, 우리는 / 임영준 뉴요커 2005.12.05 189
2105 준비 김사빈 2005.12.05 258
2104 품위 유지비 김사빈 2005.12.05 606
2103 신 내리는 날 성백군 2005.12.07 205
2102 12 월 강민경 2005.12.10 184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