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6 07:45

옛날에 금잔디

조회 수 515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 울분이 많았던 나이에 봤던 옛날 신성일이와 문희가 나오는 연애영화였는데 말이야 두 남녀가 서로 죽자고 좋아하다 나중에 밑도 끝도 없이 신성일이가 무슨 교통사고가 나는지 하는 껄렁한 흑백영화. 문희가 문짝만한 눈까풀을 위로 잔뜩 힘주어 치뜨면 눈에서 이슬방울인지 땀방울인지 뚝뚝 떨어지던 그 시대에 처음부터 끝까지 당하는 건 사내다, 사내! 카메라 앵글이라는 것이 늘 빛, 빛의 각도를 가지고 지지고 볶고 하는 것 아니니? 하다 못해 여자가 남자가 무서워서 황금 햇살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들판으로 토끼처럼 도망질을 칠 때, 이건 말도 안 돼! 그 화급한 순간에 무슨 알록달록한 양산이 바람개비처럼 뱅뱅 돌아가니? 빛살 눈부신 허공으로 남자도 슬로 모션으로 뛰어가고, 이윽고 풀섶에 발이 걸려 여자가 옆으로 우아하게 넘어진다. 그때 배경음악은 색소폰 보다야 트럼펫. 히히히 근데, 영화 끝에서 신성일이가 어떻게 되는지 죽는지 사는지 기억이 안 나네. 희한하게 어두운 조명 아래서 문희는 나야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아! 하는 앙큼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은데. © 서 량 2005.11.2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23 시조 귀한 책이 있습니다 file 독도시인 2022.03.01 116
2122 시조 삼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8 82
2121 시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 file 독도시인 2022.02.27 108
2120 시조 언 강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6 127
2119 시조 동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5 102
2118 시조 실 바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4 90
2117 시조 복수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3 230
2116 늦가을 땡감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22 116
2115 기타 ■소위 다케시마의 날과 독도칙령기념일 소고■ file 독도시인 2022.02.22 101
2114 시조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1 106
2113 시조 몽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0 132
2112 시조 비탈진 삶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9 111
2111 시조 무지개 뜨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8 81
2110 시조 침묵沈黙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7 79
2109 시조 2월 엽서 . 2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6 95
2108 시조 2월 엽서 . 1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5 84
2107 마음자리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2.15 198
2106 시조 이제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4 110
2105 시조 찔레 향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3 172
2104 시조 뼈 마디들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1 68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14 Next
/ 114